부지 매각 대금으로 대체기지 건설·주민 피해 보상 충분
광주기지는 땅 판 돈으론 재원 충당 못해 제외… 반발 예상
유승민 의원(새누리당·대구 동구을)이 지난 7일 발의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 첨부된 소요 예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추가 예산 투입없이 군 공항 부지를 매각해 이전사업을 할 수 있는 곳은 대구·수원·청주 공항에 불과했다.
광주 등 다른 군 공항들은 부지를 매각한 대금으로 대체기지 건설 및 주민 피해 보상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수원 공군기지(K-13) 부지의 현재 가치는 약 12조3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구 기지(K-2)의 땅값도 10조7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충북 청원에 있는 청주 기지(K-59)를 매각하면 약 3조1000원이 국고로 들어온다. 반면 광주 기지(K-57)의 부지 매각대금은 7138억원으로 산정됐다.
현재 군 안팎에서는 군 공항 1곳을 새로 짓는 데 드는 비용을 최소 3조원으로 보고있다. 대체 기지 3곳의 건설 비용을 빼더라도 매각대금 중 17조1000억원가량의 재원이 남는다고 할 수 있다. 남는 돈은 대체 기지 대상 지역주민에게 줄 이주비용 및 보상금으로 쓰기에 “충분하다”고 문서는 평가했다.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된 광주공항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 |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이 문서는 김 의원 측이 의뢰해 작성한 것”이라며 “문서에는 비용적인 측면만을 고려해 추가 재정 소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대구, 수원, 청주 이외의 군 공항은 이전하지 않는 것으로 적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비용 문제에 해결 단초가 마련된 만큼 이번 국회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지 이전대상지로 정치권이 합의했다는 설까지 나돌았던 광주광역시는 기지 매각대금이 3조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오자 애매한 상황에 빠진 모양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중앙정부 및 다른 지자체의 입장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사진= 연합 제공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