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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학교폭력 원인은 본성 때문인가, 사회요인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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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08 01:58:16 수정 : 2013-04-08 01: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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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부터 고민
늑대인간처럼 로크 ‘백지이론’ 지지 많지만
■기출문제

〈자료 1〉의 관점에서 〈자료 2〉에 제시된 청소년 폭력의 발생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청소년 폭력 예방 및 재발생 금지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800자 내외)
〈한국외대 2012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 논술고사 변형〉

〈자료 1〉 

순자의 학설 중 가장 중시되는 것은 성악설로 이는 맹자의 성선설과 대립된다. 순자가 말한 바에 의하면 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선할 수 없다. 순자의 논점은 ‘인간의 본성은 악(惡)이고, 그 선함은 위(僞)이다.’ 위(僞)는 인위적인 것이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순자는 인간을 과소평가한 것 같으나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순자의 철학은 교양의 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요지는 선한 것이나 가치가 있는 모든 것들은 인간의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가치는 문화에서 비롯되고 문화는 인간이 만든다. 바로 이 점으로 인해 인간이 우주에서 하늘이나 땅과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 금수(禽獸)도 부자(父子)가 있고 수컷·암컷이 있지만, 이것은 자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부자유친(父子有親)이나 남녀유별(男女有別)은 자연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 관계이며, 인위와 문화의 산물이다. 그것은 자연의 산물이 아니고 인간정신의 창조물이다. 인간은 사회적 관계와 예가 있어야만 금수와 구별될 수 있는 것이다.
-펑유란 ‘중국철학간사’…

〈자료 2〉

도시화·산업화는 청소년 폭력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질적 변화도 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지역사회의 상대적 빈곤과 계층 차이에서 오는 부모 권위의 약화, 빈곤, 의료 혜택 부족, 직업 및 생활수준의 심한 격차에서 오는 심리적인 열등감, 다른 계층으로의 전환 시도의 실패에서 오는 좌절과 포기 등의 문제를 파생시켰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학교폭력을 유발하는 지역 사회의 원인으로는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을 들 수 있는데, 예컨대 오락실, 유흥업소, 노래방, 게임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유해환경은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흥비에 대한 욕구를 만들어 냄으로써, 다른 청소년들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금품을 갈취하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김창군·임계령 ‘학교폭력의 발생원인과 대처방안’

〈참고기사〉

학교폭력은 주로 새학기가 시작되는 3∼6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선학교에 신고된 학교폭력 882건을 비교·분석한 결과 새학기 기간인 3∼6월에 발생한 학교폭력 건수는 488건으로 집계됐다. 월별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3월 105건, 4월 116건, 5월 136건, 6월 131건으로 상반기에 점점 발생 빈도가 늘었다가 하반기에 접어들면 9월 89건, 10월 64건, 11월 58건, 12월 55건으로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유형별로 보면 882건 가운데 단순 폭행이 45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금품갈취 105건, 괴롭힘 71건, 따돌림 25건 순으로 나타났다.
…중략…
새학기 넉 달 동안 학교폭력이 집중된 데는 반 편성이 새로 되면서 학생들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싸움을 벌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개 ‘일진’과 ‘짱’ 자리를 놓고 한판 붙는 학교폭력이 새학기에 주로 발생하고,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오는 학생들과의 마찰도 이 시기에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략…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새학기에는 서로 모르는 반친구를 만나게 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충돌을 빚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월19일자 세계일보〉
김정희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 ㈜C&A논술 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 기출 문제는 전형적으로 영어 제시문을 요약하는 논제와 이를 통해 자료들을 비교분석하는 문제, 그리고 현실에 적용하여 해결방안이나 견해를 쓰라는 논제로 구성된다. 3개 문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영어 제시문 독해가 기본이 되어야 비교분석에서 견해로 확장해 나아갈 수 있다. 2012학년도 외대 수시 논술은 인간 본성이 생득적인지 습득적인지 혹은 이 둘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것인지에 대한 논제를 가지고 기출되었다. 영어 제시문 요약과 함께 이 세 이론을 기반으로 자료를 해석하고 청소년 폭력의 원인 및 해결방안을 제시하라는 논제였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문제는 심각하다. 물리적 폭행을 넘어서 언어적 폭행 그리고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왕따를 시키며 모욕적인 행위를 일삼는 학교폭력 문제는 단순히 학교 내 CC TV 설치나 임기응변식의 대처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외국어대 기출문제에서는 청소년 폭력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라는 논제에 앞서 인간 본성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청소년 폭력과 관련시켜 보면 ‘청소년 폭력의 원인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개인의 특성 때문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된 사회 문화적 요인 때문인가?’ 혹은 ‘이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가?’로 귀결될 수 있다. 기출 문제의 내용을 따라가면서 청소년 폭력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고민해 보자.

◆인간 본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유대 기독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 본성은 타고나는 것이다. 인간 정신과 관련된 모든 능력(사랑하는 능력, 도덕감, 결정력 등)이 신으로부터 부여 받은 인간의 특성이다. 반면에 존 로크는 인간은 태어날 때는 백지 상태였다가 경험을 통해서 인간 특성이 형성된다는 백지이론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상반된 입장에 대해서 실제로 쌍둥이 형제, 생물학적 형제, 그리고 입양되어 유전적 특징을 공유하지 못하는 형제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사례에서는 인간특성에 대한 또 다른 시사점을 준다. 인간특성은 환경적 요인이나 유전적 요인이 우세할 수 있지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모두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즉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서 인간 특성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특성은 환경적 요소와 유전적 요소의 복합체이다.

로크의 백지이론처럼 인간의 특성은 후천적이라고 보는 입장을 지지하는 사례는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늑대소년처럼 인간사회와 격리되어 성장한 아이는 인간적 특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서양인의 집에 양자로 들어간 동양인 아이는 서양인의 문화적 특성을 드러낼 뿐 동양인 친부모는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특성은 유전이 아닌 환경에 의해 후천적으로 습득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허균의 ‘유재론’을 보면 인간의 재능은 하늘이 부여한 것이다. 직분에 맞는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며 그 재능을 가진 자를 귀천에 관계없이 골고루 등용해야 나라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보면 인간의 특성은 선천적으로 생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자는 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순자의 성악설을 살펴보면, 인간은 선천적으로 악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 악한 본성은 교육을 통해 선하게 바뀐다. 인간 노력의 산물인 문화를 통해 선한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적 관계와 예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인간의 특성은 선천적인 본성과 후천적인 습득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순자의 성악설을 통해 본 청소년 폭력의 원인과 그 해법은 무엇인가?

〈자료2〉에서는 청소년 학교폭력의 발생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청소년 폭력이 증가하는 이유는 산업화·근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빈부격차, 의료혜택의 축소, 부모의 권위 약화, 가난으로부터 오는 심리적 열등감 등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지역 환경의 요인으로는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이다. 학교 주변에 즐비한 게임방, 유흥업소 등은 청소년들이 금품을 갈취해서라도 그곳을 가게끔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 폭력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순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학교폭력의 원인은 개인의 타고난 본성 때문이 아니라 악한 인간의 본성을 순화시키고 교화시킬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그 문화 안에서 사회적 관계와 예를 배울 수 있다. 그런데 근대화·산업화된 사회에서는 물질적 가치만을 우선시한다. 그로 인해 청소년들도 올바른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지 못하고 자신의 본성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 폭력의 해법도 이 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악한 본성을 선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교육적인 관점에서 보면 학교와 가정에서 인성교육이나 교양 교육을 실시해 청소년들이 선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예를 배우도록 해야 한다. 오늘날 교육 정책은 실용적 가치만을 추구하며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에 변화를 주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가치를 심어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학교폭력의 원인인 학교 주변의 유해환경에 대한 법적인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유흥가에 빠지지 못하도록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이 건전한 문화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선한 본성으로 변화되기 위해 문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 문화센터를 더 많이 설립하여 청소년들이 다양하고 건전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빈부 격차로 인해 생기는 열등감, 좌절은 청소년 폭력 발생의 사회 구조적 요인이다. 사회 복지 정책을 통해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때 청소년들은 가난으로부터 느끼는 열등감, 심리적 박탈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 폭력의 문제는 어느 한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악한 본성을 선한 본성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가질 때 해결될 수 있다. 순자가 말한 선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김정희 강남인강 인문논술강사 ㈜C&A논술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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