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세계인의 날’(20일)을 맞아 비영리 사단법인 ‘비비비 코리아’(BBB KOREA)에서 무료통역 봉사활동을 하는 이주여성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정착하는 데까지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이주여성들을 돕고 있다.
몽골 출신 사잉토야(41·여·왼쪽 사진)씨는 2년 전부터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대상으로 무료통역을 해주고 있다. 사잉토야씨가 ‘비비비 코리아’에서 통역 봉사를 하게 된 것은 2011년 한국인 남편과 사별한 이후다.
당시 8살 된 딸과 몽골 출신 친구들이 낯선 땅에서 버티는 유일한 힘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비비비 코리아의 통역 봉사를 알게 됐다. 인천공항세관에서 일하며 어느 정도 한국말을 구사할 수 있었던 사잉토야씨는 바쁜 생업에도 시간을 내 한 달에 5∼6번씩 통역 봉사에 나섰다.
그는 “통역하면서 한국사회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어 실력도 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이름으로 개명한 이채연(30·여·아랄바예바 미라·오른쪽)씨 역시 한국어와 모국어인 러시아어로 이주여성들을 돕고 있다.
2007년 10월 남편과 결혼해 한국땅에 발을 디딘 그는 당시에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했지만, 이제는 어엿한 ‘통역 선생님’이 됐다. 그는 휴대전화 언어통역과 다문화 IT방문지도사 자격으로 여러 기관에서 봉사활동도 펼친다.
이씨는 “최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에 출연해 ‘리틀 싸이’로 유명해진 황민우(8)군이 어머니가 베트남인이라는 이유로 누리꾼의 악성 댓글에 시달린 적이 있다”며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비비비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외국어 능력을 이용한 재능나눔, 언어·문화 자원봉사인 BBB운동을 앞으로도 계속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영탁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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