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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왜 허둥대나 했더니… 해경 지휘부는 ‘바다 깜깜이’

입력 : 2014-05-07 06:00:00 수정 : 2014-05-07 20: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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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 소속 총경(서장급) 이상 간부 4명 가운데 한 명은 수십년의 근무기간 중 제대로 경비함정을 타본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명 중 9명은 해경 소속 파출소 근무 경험조차 없었다. 해경의 ‘선장’격인 지휘부가 바다를 모르는 셈이다. 현장 경험 부족 때문에 대형 재난을 맞을 경우 대응 능력이 떨어져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해양경찰청이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게 제출한 경감 이상 간부 716명에 대한 근무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비롯한 총경 이상 간부(67명) 가운데 25%(17명)는 경비함정 근무 경험이 없거나 한 달 미만(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파출소 근무 경험자는 7%(5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두 명은 6∼8개월, 다른 세 명은 1년1개월∼3개월 파출소에서 근무했다. 총경은 일선 해양경찰서장이나 5000t급 경비함 함장을 맡는 해경의 핵심 인력이다. 지휘부의 함정 지휘 경험 부족은 순경이나 경장 등 하위 계급 때 경비함정에서 근무하지 않고 외부로부터 경정 특채 등 간부로 바로 들어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해군이나 공군은 함장이나 조종사 경력이 없을 경우 고위직 승진이 어렵지만 해경은 반대로 행정직이 고위직에 대거 포진했다. 해경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지방청장급) 이상 간부의 절반은 주특기(직별)가 ‘행정’이었으며 항해는 4명에 그쳤다.

총경 이상 보직자 60여명 가운데 ‘잠수’ 직별로 분류된 간부는 한 명에 불과했다. 경감 이상 보직자 700여명 가운데도 잠수 직별은 고작 7명(0.97%)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때 구조·수색과정에서 해경이 보인 어설픈 대응은 지도부가 신속한 판단을 할 지식과 경험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양경찰청 고위직은 대부분 일반 경찰 승진에서 누락한 간부들이 차지하면서 전문성 축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이 경찰청에서 독립한 1996년 이후 13명의 해경청장 가운데 해경 출신은 두 명에 불과하다.

조병욱·권이선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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