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운영방식 개선 요구
경기 팔당 상류지역 주민들
“수질보전활동 전면 중단” 맞불 팔당상수원 물이용부담금을 놓고 서울·인천시와 경기도·팔당 상류지역 주민들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물이용부담금 운영방식에 불만을 품어온 서울과 인천시가 4월분 부담금 납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8일 환경부와 이들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시는 최근 정부에 물이용부담금의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하며 각각 4월분 부담금 42억원과 145억원의 납부를 거부했다. 이들 지자체는 현실에 맞게 조정될 때까지 납부를 계속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물이용부담금으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4조3023억원(서울 44.7%, 경기도 40.8%, 인천 12%, 수자원공사 등 2.5%)을 징수했지만 수질개선효과는 미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지자체는 특히 물이용부담금 부과 목적인 상수원 상류의 지원 대상(하수처리장)이 감소한 데다, 수질개선을 위한 기반시설이 포화 상태에 달해 부담금 인하요인이 발생했고 국가사업(토지매수)을 기금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는 상수원 보호를 위한 수질개선비용의 경우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고, 기금납입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강수계관리위원회 구성과 의결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강원·충북도 등 팔당댐 상류지역은 중복 규제로 인해 재산권 행사조차 못하는 주민지원 사업과 수질개선을 위해 서울과 인천시가 납부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팔당상수원 상·하류 상생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는 그동안 최고의 업적으로 내세운 팔당상수원 수질개선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으로 우려해 속을 끓이고 있다.
팔당의 수질이 물이용부담금 제도 도입 이전인 1998년 1.5㎎/ℓ이던 팔당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지난해 1.1㎎/ℓ로 크게 개선됐고, 지난해 추진했던 4대강 수계위 연구용역 결과 기금투자가 없을 경우 현재보다 2.3배(BOD 1.33㎎/ℓ→4.31㎎/ℓ)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납부 거부를 접한 댐 상류지역 주민의 반발은 더욱 거센 상황이다. 수십년 동안 상수원보호구역에 묶여 재산권 행사조차 못한 상태에서 지원까지 끊길 경우 더 큰 희생만 치러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류지역 주민들로 된 ‘특별대책지역 수질보전정책협의회 주민대표단’은 “팔당수계 전역에서 수행하는 수질보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로 인한 팔당 상수원의 수질 악화와 자연 환경 파괴는 서울과 인천시 책임”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한강유역환경청은 중재에 나섰지만 지자체끼리, 지자체와 주민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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