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구 한 바퀴 돌아온 느낌” 소회
민주 “철새 도래지의 완결판” 비난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끌던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한 이 대표는 1990년 3당합당에 동참하며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합류한 이후 탈당과 창당, 당적 변경을 반복한 끝에 친정이나 다름없는 새누리당으로 복귀했다.
그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은 대권욕 때문이었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1997년 대선 당시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이회창 후보에게 패배하자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하고 제3후보로 나섰다. 당시 이 대표는 500여만표를 얻으며 선전했으나 보수표를 분열시켜 김대중 정부 탄생을 도왔다는 보수 진영의 원성을 샀다. 그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국민신당 세력을 이끌고 새천년민주당에 합류해 ‘이인제 대세론’을 만들어내며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으나,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 뒤 민주당과 결별했다. 이후 자민련으로 옮긴 이 대표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국민중심당에 몸을 담았다 재차 탈당하고 민주당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여기서 다시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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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맞잡은 새누리·선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선진통일당 이인제 대표(앞줄 가운데)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합당 발표 기자회견을 한 뒤 손을 엇갈려 잡고 하나가 됐다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그는 이날 합당 회견 자리에서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느낌”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이 몸담았던 당이 공중분해된 이후에도 놀라운 생명력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그를 자신을 불태운 재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피닉스(불사조)’에 비유하는 인사도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이 대표의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철새도래지의 완결판”이라고 비꼬았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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