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교양대학은 지난 20일 연세대 김형석 명예교수 강연을 시작으로, 오는 7월 29일까지 김동길 전 연세대 부총장, 최희암 현 프로농구(인천 전자랜드) 감독 등 연세대 전·현직 교수들이 문화, 역사, 건강, 경영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서강대 대학생들이 2005년 결성한 ‘반딧불 교사회’는 마포구 일대 저소득층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과외선생님’으로 나서고 있다. 대학생 50여명은 제자 40여명을 1대1로 만나 공부계획을 짜고 일주일에 한두 차례 서강대 내 강의실을 빌려 공부를 한다.
대학들이 지역주민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30일 각 대학에 따르면 대학마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거나, 지역주민·공무원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대학들이 이처럼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자성론이 최근 대학가에 불고 있기 때문. 또 재정상태가 넉넉하지 않아 주민들을 위한 사업에 한계를 느끼는 구청의 도움 요청도 대학들이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됐다.
이화여대는 강서·양천구 일대 저소득 학생들의 ‘멘토’가 되어 공부 지도와 고민 상담을 해준다. 대학생들과 올해 인연을 맺은 이 지역 초중생은 모두 38명. 또 이 대학은 서대문구, 영등포구, 양천구, 송파구 일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61개 ‘생활과학교실’도 열고 있다. 연세대도 2006년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 운영과 결연사업으로 확대했다.
고려대는 지난 겨울방학 때 처음으로 성북구 내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창의력 수학교실을 운영했다.
대학은 지역주민·공무원의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세대는 서대문구청 직원이 중앙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고 구청직원들이 연세대 및 대학원에 입학하면 수업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화여대는 최근 서대문구청과 손잡고 여성지도자 양성을 위한 ‘이화·서대문 아카데미’를 지난 15일 개강해 8월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서강대는 마포구청과 연계해 공무원들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대학원에서 위탁교육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 연세대의 ‘우리 마을 옛모습 담기 자료구축 협력’, ‘지역 어린이 비만탈출 지원’이나 이화여대 사회복지관의 건강한 지역사회만들기 프로젝트, 징계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한 부모 가족 자조모임 지원 등도 대학과 지역사회를 잇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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