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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미 SBS아나 "방송, 얼굴로 합니까?"

입력 : 2009-06-04 08:46:00 수정 : 2009-06-04 0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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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링책 'SBS아나운서 윤영미의 열정' 펴내 "얼굴도 안 예쁘고 몸매나 집안이 좋은 것도 아닌 제가 치열한 아나운서 세계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오직 실력뿐이었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도전했습니다."

SBS TV '출발 모닝 와이드'에서 '윤영미의 굿모닝 연예'를 진행하는 윤영미(47) 아나운서가 'SBS 아나운서 윤영미의 열정'을 펴냈다. '여성 멘토링'이라는 설명이 붙은 이 책은 윤 아나운서의 독특하고도 다양한 도전사를 담았다.

"SBS 아나운서실에 여성 아나운서가 18명인데 제가 그중 제일 고참이에요. 그런데 후배들 말이 제가 제일 에너제틱하대요. 천성적으로 도전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요. 놀기도 제일 잘 놀아요.(웃음)"

'호랑이 띠에 B형'인 그는 어려서부터 당찬 성격이었다. 1971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얼떨결에 교내 방송 마이크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키워온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방송 축제를 위해 연예인들에게 녹음기를 들이댔고, 고3 때는 청량리 지하철 역장을 찾아가 다짜고짜 역내 방송을 하겠다고 해 한 달여 안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

"제가 약간 얼굴이 두꺼운가 봐요. 별로 창피하거나 쑥스러워하지 않는 편이에요.(웃음) 안 하고 후회하느니 잠시 부끄럽더라도 원하는 것을 얻거나 하기 위해 시도해 보자는 생각이에요. 또 실제로 부끄러움을 무릅쓰더라도 시도해 본 결과 제게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온 적이 많아요."

그의 '철판 도전'은 춘천 MBC 사장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이어진다. 대학 졸업 후 1년간 번번이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진 후 공채가 없었던 춘천 MBC에 시험을 볼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

"1년 재수하면서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춘천 출신인데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열망을 절절하게 담아 무작정 춘천 MBC 사장님께 편지를 보냈어요. 며칠 후 답장이 왔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어요."

1985년 춘천 MBC 아나운서로 출발한 그는 1991년 SBS로 자리를 옮긴 후 국내 최초 여성 야구 캐스터에 도전한다.

"야구의 '야'자도 몰랐어요. 그런데 SBS로 옮겨오니 쟁쟁한 동료 틈에서 제자리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인생 최대의 승부수를 걸었죠. 미개척 분야를 뚫어야겠더라고요. 근무 끝나면 무조건 경기장으로 달려가고 스포츠신문을 탐독하는 식으로 6개월간 야구만 파니까 좀 알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나니까 캐스터에 도전할 수 있게 됐어요. 고시 공부도 그렇게 열심히 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웃음)"

그렇게 해서 그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SBS 야구 캐스터로 활약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블루오션을 개척하라'고 조언한다.

윤 아나운서는 또한 책에서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라'고 얘기한다. 아나운서로 생활하면서 종종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경험과 그에 자극받아 10㎏을 감량한 사연 등을 솔직하게 고백한 그는 "외모가 단점이라는 것을 인정했다면, 나는 그 단점을 뛰어넘기 위해서 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어야 했다. 방송은 얼굴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루에 싸이월드를 2시간씩 하며 인맥을 관리하고, 시간 날 때마다 살사와 벨리 댄스를 배우며, 주말에는 두 아이의 엄마로 충실하게 보낸다는 그는 "난 유명한 아나운서는 아니다. 다만 오래 버티고 살아남았을 뿐"이라며 "20~30대 직장 여성들에게 선배로서 일과 가정의 조화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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