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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가던 시화호 살린 갈대습지의 힘

입력 : 2012-10-18 18:01:52 수정 : 2012-10-18 18: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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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나뿐인 지구’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는 1997년 방조제가 건설된 후 심각하게 썩었다. 갈대습지는 호수의 물을 살리는 방편의 하나였다. 지금 103만㎡에 달하는 시화호 갈대습지는 가을이면 은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풍경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갈대습지는 오염된 물을 정화하며 시화호에 수많은 생명을 불러들였다. EBS ‘하나뿐인 지구’는 19일 오후 11시10분 ‘갈대, 생명을 부르다’ 편을 통해 생명의 낙원이 된 시화호 갈대습지를 조명한다. 

EBS ‘하나뿐인 지구’는 썩어가던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가 갈대습지 조성 이후 생명의 천국으로 변화한 모습을 들여다본다.
올여름 갈대습지에는 머리에 검은 뿔깃을 한 뿔논병아리와 논병아리가 둥지를 틀고 새 생명을 낳았다. 어미의 등에 업힌 채 빠끔히 갈대 세상을 구경하는 논병아리의 귀여운 모습은 놓치기 아까운 광경이다. 덤불해오라기도 갈대숲에 터를 잡고 새끼를 품는다. 갈대 타기의 명수인 개개비에게 습지는 놀이터다. 물가에선 광택이 나는 청록색 몸을 지닌 물총새가 먹이사냥에 한창이다. 맑은 물속엔 물고기뿐만 아니라 민물새우까지 있다. 해오라기와 백로들도 자리쟁탈전을 벌이며 먹잇감을 노린다.

갈대가 심어진 2002년 이후 이곳에서는 생명의 기적이 일어났다. 갈대 줄기는 속이 비어 있어 뿌리에서 빨아들인 유기물을 흡수한다. 잎에서 들이마신 산소는 뿌리 쪽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오염된 물이 정화된다. 게다가 이곳을 찾는 생명들 덕분에 수생식물도 다양해졌다. 갈대 못지않은 정화능력을 지닌 부들·마름뿐만 아니라 노랑어리연꽃 등이 등장했다. 식물군이 다양해지자 더 많은 생명이 이곳을 찾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키가 크고 무성한 갈대는 생명들이 천적을 피해 숨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수영에 능숙하지 못한 물닭은 사냥을 하다가도 자주 갈대 사이로 몸을 숨긴다. 갈색털의 고라니 역시 갈대숲에 숨어 위장한다. 갈대숲은 먹이터이기도 하다. 식물들은 새들의 풍성한 먹이가 되고 새들로 인해 식물들도 골고루 자랄 수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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