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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였던 4분 7초… 연아의 '金빛연기' 세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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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27 01:55:53 수정 : 2010-02-27 01: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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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역대 최고 228.56점… 올림픽 첫 金 쾌거
세계선수권등 4개 대회 석권 첫 그랜드슬램
온 국민이 4분 7초 동안 김연아(20·고려대)의 ‘금빛 연기’에 빨려 들어갔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거리에서 TV 앞을 떠나지 못했다. 모두가 손에 땀을 쥔 채 김연아의 동작 하나하나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주시했다. 마침내 세계 최고점수로 발표되자 금메달 획득을 확신한 국민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성을 터뜨렸다. 

‘피겨여신’ 탄생 환상적인 연기로 숨죽이고 지켜보던 관중은 물론 세계 시청자를 홀린 ‘피겨 퀸’ 김연아. 땀과 눈물로 이룬 그녀의 영광에 국민들은 감동했고 행복했다. 김연아가 26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부문 시상식에서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피겨퀸’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한국인으로는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 점수(78.50점)를 합쳐 총점 228.56점을 받아, 역전을 노리던 ‘동갑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205.50점)를 23.06점 차로 제치고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김연아가 받은 150.06점은 자신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시리즈 1차 에릭 봉파르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점(133.95점)을 무려 16.11점이나 뛰어넘은 역대 최고 점수다.

김연아는 이로써 세계 선수권대회(2009년 3월)와 그랑프리 파이널 3회(2006, 2007, 2009년), 4대륙 선수권대회(2009년)를 모두 제패하는 그랜드슬램 달성의 첫 주인공이 됐다. 4대륙 선수권대회가 생기기 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 올림픽을 모두 석권했던 선수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전설’ 미셸 콴(29·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던 타라 리핀스키(미국)가 유일했다. 김연아는 특히 지난해 출전한 5개 대회와 동계올림픽까지 무려 5개 대회를 연거푸 석권하면서 명실상부한 ‘피겨 여신’으로 피겨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김연아의 금메달은 한국이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 처음 출전한 지 42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김연아의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효자종목’ 쇼트트랙뿐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등 사상 처음으로 빙상 3개 종목에서 모두 우승하는 새 지평을 열었다.

지난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던 김연아는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모두 역대 최고점을 새로 쓰는 ‘금빛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과제인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를 완벽하게 연기해내 ‘피겨 퀸’다운 자존심을 마음껏 떨쳤다. 김연아는 이어 승부의 최대 고비인 ‘3연속 점프 구간(트리플 토루프-트리플 살코-트리플 러츠)’까지 가산점 행진 속에 연기를 무결점으로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예술적인 부분에서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김연아는 경기를 마친 뒤 피겨를 시작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빙판 위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연아와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사다는 무려 23.06점의 큰 점수 차로 은메달에 머물렀고, 나흘 전 어머니를 잃은 충격을 딛고 연기를 펼친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202.64점으로 감격스러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병헌 선임기자,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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