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인당 개인 빚은 6월 말 현재 1600만원에 달했다. 개인 금융부채는 780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빚이 불어난 만큼 금융자산이 늘지 못해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비율’은 카드대란이 불거졌던 2003년 말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개인 금융부채는 780조7000억원으로 지난 3월 말 757조6000억원보다 23조1000억원 (3.1%) 늘어났다. 2006년 4분기 4.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인 부문의 전기대비 부채 증가율은 작년 1분기 1.7%에서 2분기 2.9%, 3분기 2.3%, 4분기 3.1%로 오름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 1분기 2.4%로 둔화한 뒤 2분기에 3%대로 다시 올라섰다.
개인부문 부채를 올해 7월 기준 통계청 추계인구(4860만7000명)로 나눠보면 1인당 빚은 1606만원이다. 이는 1분기 1559만원보다 47만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보유액은 6월 말 현재 1736조3000억원. 1분기의 1.6%인 26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금융자산보다 금융 부채가 더 가파르게 늘면서 개인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비율은 1분기 2.26배에서 2.22배로 악화됐다. 이는 신용카드대란이 터졌던 2003년 말과 같은 수준이다. 금융자산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은 올 들어 펀드 주식 등에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부채구조가 이처럼 악화됨에 따라 외부 충격 시 개인의 파산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자산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개인부채 관리는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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