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로비자금으로 활용여부 조사 세종증권 매각비리 구도가 드러나면서 검찰은 세종캐피탈에서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에게 건네진 50억원의 사용처 추적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이 농림부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도 검찰이 눈여겨 보는 부분이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8일 “정씨의 금품 수수혐의를 조사 중이며, 농림부 로비의혹 조사도 주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50억원이 농림부 등 다른 곳으로 흘러갔는지가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은 수사 초기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을 구속하면서 “홍 사장이 2005년 10월쯤 세종증권을 농협이 사준 데 대한 대가로 50억원을 정씨에게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이 홍 사장과 함께 세종캐피탈 자문사로 가장한 I사에 자문수수료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I사는 축산경제 대표를 지낸 남경우씨가 실제 운영한 금융 자문사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세종증권 주식 매각이 이뤄진 2006년 1월을 전후로 정씨에게 돈을 건넸다. 2005년 12월 10억원, 2006년 2월 40억원이 I사 농협 계좌를 통해 정씨 측으로 넘겨졌다.
검찰은 특히 10억원이 농림부가 농협의 증권사 인수를 승인한 시기와 맞물려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까지 50억원 대부분이 제3자 명의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에 수차례 걸쳐 투자됐다 회수되는 과정이 반복됐다고 밝혔지만 외부로 흘러간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자금 일부가 농림부 관계자 등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당시 승인을 최종 결정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작고한 탓에 검찰은 로비 의혹 규명에 적잖이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세종증권 인수 로비 당시 농림부 의사결정 선상에 있던 전·현직 농림부 실무자를 지난주부터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조만간 정모 전 국장을 불러 조사한 뒤 이 부분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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