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당에서 벌써부터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관련자 파면과 함께 국정조사 카드까지 거론하자 이를 "흠집내기용 정치공세"로 일축하며 적극 방어에 나선 것이다.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논의되는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람이 많이 희생돼 안타깝다"면서 "앞으로 신속한 사망자 수습과 함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김 내정자 파면 요구 등에 대해선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으로, 지금은 책임론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다른 참모는 "있을 수 없는 인명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시위대가 경찰은 물론이고 상가와 시민들을 향해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신속한 진압작전을 펴지 않을 수 없었던 사정도 있다"면서 "사태의 전모를 확인하기도 전에 무조건 문책부터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이런 공식 입장과 달리 내부 일각에선 여론이 악화되면서 책임론이 계속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의 공세도 공세지만 사건 발생 첫날 밤 곧바로 경찰의 진압작전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칫 지난해 쇠고기 파동 때와 같은 제2의 촛불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책임론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희태 대표가 이날 아침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선(先) 진상규명이 당의 공식입장"이라며 내부 논란을 정리하긴 했지만 전날 지도부에서조차 책임론이 흘러 나온 데다 향후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책임론이 더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면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조사 결과와 여론의 향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로 인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세청장 인선 등 후속 개각도 다소 늦춰지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용산 사고 때문에 후속 개각작업을 하나도 진척시키지 못했다"면서 "발표가 조금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