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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검찰서 13억원 사용처 안밝혀

입력 : 2009-04-12 21:06:45 수정 : 2014-02-10 16: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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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검찰 조사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빌린 13억여원의 사용처를 전혀 밝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권 여사는 전날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박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와 3억원을 받아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의 채무인지, 채권자가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전날 권 여사를 부산지검 청사로 불러 11시간 동안 조사를 했다.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과문에서 밝혔던 내용과 같은 취지로 본인이 2006년 8월 박 회장의 돈 3억원과 2007년 6월 말 100만 달러를 정상문 당시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통해 건네받아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한테 무슨 용도로 빌린 채무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갚았는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권 여사가) 사과문에 있는 그 정도 내용까지는 진술했다. 빚을 진 것에 대한 차용증이나 상환증 제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도 노 전 대통령 측은 팩스 한 장에 권 여사가 채무 변제에 돈을 썼다는 내용만 간략히 적어 법원에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3억원은 정 전 비서관 개인에게 준 돈이고 1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게 준 자금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반면 권 여사는 본인이 사용했다고 주장해 엇갈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반박문에서도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하다. (중략)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며 권 여사가 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3억원과 100만 달러 모두 현금이기 때문에 권 여사가 사용처를 상세히 밝히지 않는 한 본인이 빚을 갚는 데 썼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 반박 글을 올리려면 사용처도 함께 낱낱이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고 검찰 관계자는 지적했다.

권 여사가 조사받을 때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한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권 여사가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조사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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