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그동안 공격대상이 아니었던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인터넷뱅킹사이트에 접속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공격대상은 외환은행, 신한은행, 농협 뿐이었는데 순식간에 공격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신한·외환은행과 농협 등의 인터넷 사이트가 전날 오후부터 최대 5시간 동안 접속이 지연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날 오후 6시 2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2시간 10분 가량 인터넷뱅킹이 지연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테러는 해킹이 아니라 서비스를 다량으로 요청해 다른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DDoS방식”이라며 “지금도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비정상적인 접속 시도는 사전에 찾아내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의 사이트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부터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올려 “네트워크상의 문제로 서비스 제공이 정상적이지 못했다”며 다른 사이트를 이용해 인터넷뱅킹을 하거나 공과금을 납부할 것을 고객들에게 요청했다.
농협도 전날 오후 8시 이후부터 인터넷뱅킹 속도가 지연됐다.
은행들은 이에 따라 해킹 방지기능을 점검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3월 DDoS 대응 시스템을 이미 설치해 24시간 365일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었던 만큼 당혹감 속에 이날 밤 긴급 점검을 벌였다.
지난 5월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도입한 하나은행은 인터넷통신업자와 연계해 자체적으로 DDoS를 막을 수 있는 체제를 구축 중이다.
금융감독원도 24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최재환 금감원 정보기술(IT)업무팀장은 “전 직원이 밤을 새우며 국내 금융기관 피해상황을 모니터링했다”며 “전 금융기관에 전자금융사고 대응 시스템 가동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