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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처럼 굵은 비 쏟아진 5.18묘역
죽음 헛되지 않도록 민주주의 발전시켜야
"눈물인지 빗물인지...광주의 30년 한을 하늘도 아는갑소."

18일 제3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거행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우산 대신 흰 비옷을 입은 5.18 유족과 유공자들은 굵은 비를 맞으며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의 문 앞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차와 비옷을 참석자들에게 나눠 줬다.

애국가 제창에 이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지자 유족들의 눈망울에는 비처럼 눈물이 맺혔다.

이어 헌화 시와 묵념 시, 진혼곡이 이어지자 추모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국악인 오정해와 신동호가 협연한 `천둥소리'가 울려퍼지자 서글픈 노랫가락이 가슴에 전달됐는지 유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각 당 대표와 정치인들도 이날 만큼은 정파를 떠나 한국 민주주의의 큰 획을 그은 5.18의 의미를 되새기는 듯 숙연한 모습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세월이 흘러 어느새 칠순의 나이를 훌쩍 넘긴 늙은 어머니는 묘소에 놓인 아들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닦으며 한을 달랬고, 일부 유족들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는데.."라며 아예 묘 앞에 주저앉아 비를 맞으며 오열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30년전 계엄군의 총탄에 아들과 남편을 잃은 슬픔을 되새기는 듯 한참을 묘지를 떠나지 못했다.

일부 유족은 묘지를 찾은 어린 학생들에게 열심히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유가족은 "30년이 흐르는 동안 명예회복이 돼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잊혀지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라며 "민주영령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광주의 하늘은 세월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어머니의 눈물처럼 쉴 새 없이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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