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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어떤 노래인가

입력 : 2010-05-18 18:28:38 수정 : 2010-05-18 1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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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역사적인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을 두 쪽으로 갈라지게 한 '임을 위한 행진곡'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노래는 '운동권 애국가'라 불릴 만큼 각종 집회, 시위현장에서 애창됐지만 "시대와 맞지 않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영혼결혼식'에서 각종 집회.시위 현장으로

이 곡은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당시 30세)과 그 무렵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여)의 영혼결혼식을 담은 노래굿 테이프(넋풀이-빛의 결혼식)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라고 시작하는 이 노래는 소설가 황석영씨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개작한 노랫말에 전남대생 김종률씨가 곡을 붙였다.

당시 이 노래는 기타와 꽹과리 반주가 어우러져 투쟁 분위기를 북돋운다는 평가를 운동권 안팎에서 받으면서 1980~1990년대 초반 대학가와 각종 집회.시위현장에서 민중가요의 대명사로 애창됐다.

이 때문에 한때 반체제 노동가요로 찍혀 금기시되기도 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5.18 기념식 때 악보를 보지 않고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들과 합창한 모습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운동권 애국가'의 수난사

5.18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 곡은 매년 기념식에서 제창돼 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식순에서 빠진 데 이어 올해는 이에 반발한 일부 유족 등이 기념식을 보이콧 하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 '님의 위한 행진곡의 수난'은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공무원들에 대해 민중의례를 금지하면서 본격화됐다.

민중의례는 1980년대부터 노동계, 시민단체, 대학가 등에서 행해지는 의식으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순국선열 대신 민주열사에 대해 묵념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보훈처도 지난해 말 5.18 30주년에 앞서 가칭 '오월의 노래'를 국민공모를 통해 선정하려 했으나 반대 여론에 따라 취소했었다.

보훈처는 2006년에도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가 중단한 바 있다.

보훈처는 "시대와 맞지 않다."라며 새 노래를 원하고 있지만 실상 이 곡을 꺼리는 이유는 '새 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라는 등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가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계와 5.18 당사자들은 정부의 시도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으며 여당 지도부에서 조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저도 80년대 초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시위현장에서 매일 불렀던 노래"라며 "이 노래가 왜 안되는지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5.18 30주년 기념식장을 찾은 유족 최모(72.여)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야 말로 유족의 한을 대변할 수 있는 노래"라며 "30년간 한을 담아 불러온 노래를 못 부르게 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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