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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표정…‘치밀한 개입’ 전모 밝혀지자 충격

입력 : 2010-09-07 00:49:04 수정 : 2010-09-07 0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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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특채' 감사 결과…“이 기회에 비리근절” 자성도
유 장관 “죄송… 후회스럽다”
‘유구무언(有口無言). 고개 숙인 외교통상부는 아무도 말이 없었다.’

6일 행정안전부의 유명환 외교부 장관 딸 특별채용에 관한 특별인사 감사 결과가 발표되자 외교부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여 말을 잇지 못했다. 면접관이 채용 계획에서부터 실제 면접까지 치밀하게 개입한 정황이 확인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특별채용 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거세게 나왔다.

◇딸 특혜 채용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6일 실국장 회의에 참석해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고별사를 한 뒤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제원 기자
◆충격 받은 외교부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뼈를 깎는 자성의 태도로 외교부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 발표 결과를 보고 관련 사항들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관계 부처와 협의해서 대응방향과 조치사항들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직원들은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해명했던 내용과 행안부 발표가 상당한 차이가 나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행안부가 다른 특별채용 인사감사도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결과에 따라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부가 국민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일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수뇌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외교부 하급 직원은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외교부 해명을 믿고 절차적 공정성은 지켜졌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간부들의 도덕 불감증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수뇌부를 질타했다.

◆유 장관의 초라한 이임

유 장관은 이날 사실상 장관직에서 물러나 37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아직 정식으로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지만, 외교부 청사에 나와 짐을 정리하고 직원들에게 고별사를 했다. 그는 실국장 회의에 들러 “본의 아니게 물의가 야기돼 조직과 동료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게 돼 무엇으로 미안스러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유 장관은 “공직자의 덕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외교인프라 개선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 아쉽다. 외교안보의 당면과제로서 계속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 업무 차질 우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사실상 대행체제를 이끌고 있는 신각수 제1차관의 부담도 크게 증가했다. 당장 7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부터 이명박 대통령 러시아 방문 수행, 유엔총회 기조연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외교 현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할 입장이다. 신 차관은 이날 실국장 회의에서 “국민의 신뢰와 관계되는 위기상황”이라면서 “외교부가 거듭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진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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