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해적퇴치 시스템’ 개발

의심선박 판별해 추적·감시… 근접 땐 원격 물대포로 막아

소말리아 해적 등의 각국 상선 납치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조선업체가 해적선 판별과 추적, 퇴치작전을 통합 수행하는 장비를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해적 퇴치 시스템’은 항해정보 분석을 통해 해적선을 판별하고 고화질 나이트 비전으로 해적 의심 선박을 추적 감시할 수 있다. 또 해적선이 근접하면 물대포 원격제어 등을 통해 퇴치할 수 있는 장비도 갖췄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새로 개발한 해적선 퇴치 물대포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회사 관계자는 “기존 선박에 장착된 레이더는 주변 선박의 위치만 확인할 수 있다”며 “새로 개발한 레이더는 선박으로부터 10㎞ 이내에 있는 배들의 거리와 속도, 이동 방향 등을 분석해 해적선 의심 선박을 자동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은 해적선으로 추정될 경우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고 표적추적 기술을 이용해 해당 선박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시각 감시 장비인 나이트 비전은 레이더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의심 선박 움직임을 실시간 촬영해 영상으로 보여주고 야간에는 고화질 적외선 영상도 제공한다.

또 해적선이 납치를 위해 선박에 근접할 경우를 대비해 원격조종 물대포도 가동할 수 있는데,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세기인 10바(1㎠당 10㎏의 힘이 가해지는 압력)의 수압으로 70m까지 물을 쏠 수 있다. 기존 선박에도 물대포가 있긴 하지만 갑판 위에서 직접 작동해야 해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모든 선박에 이 시스템을 기본 옵션으로 장착할 계획이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