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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바래다 주지만 않았어도…산사태 '부녀사연' 눈물

입력 : 2011-07-28 15:58:05 수정 : 2011-07-28 15: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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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공부 열심히 하고 저녁에 보자'고 말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어요."

우면산 산사태 복구 현장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도로가 토사와 빗물로 침수된 가운데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로 숨진 최성하(51)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숨진 최씨의 막내딸 최정교(19)양은 경찰이 전해준 아버지의 지갑을 두손에 쥐고 연신 '아버지'를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씨의 아내 김혜숙(45)씨도 사고 10분 전에 남편과 나눈 마지막 전화통화를 떠올리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오전 8시30분께 통화할 때 남편은 '터널 근처인데 차가 너무 막힌다'고 했다"며 "그것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몰랐다"며 오열했다.

그는 "다시 일어날거야. 어떻게 이렇게 갈 수 있어. 우릴 놔두고 어떻게 혼자 가"라고 절규해 보는 사람들의 눈물을 훔치게 했다. 그는 오열로 탈진해 쓰러지기까지 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소규모 정비업체에서 근무하는 최씨는 두 딸에게 자상한 아버지였다. 그는 비가 오는 날이면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막내딸을 걱정해 항상 승용차로 바래다 주곤했다.

최씨가 쉬는 날은 일요일 뿐이었지만 그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곤 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집 인근에서 외식도 함께 하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두 딸은 그런 아버지가 좋아 주말에도 항상 집에서 보냈다.

사고 당일에도 최씨는 막내딸을 고등학교에 내려주고 직장에 가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막내 딸 정교(19)양은 "아빠는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는 자상한 분이었다"며 "비가 온다며 학교에 바래다 주지만 않았어도 이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의 휴대전화는 폭우로 승용차와 함께 휩쓸려 내려가 현재 직장과 친구 등 지인들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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