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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왜 반대하는지…” 섭섭함 드러내

입력 : 2011-11-15 23:48:41 수정 : 2011-11-15 23: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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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대표 “오바마와 무슨 얘기했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달라” 호소
15일 오후 4시30분쯤부터 국회가 술렁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처리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ISD)와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과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내용이지만, 대통령의 입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여야는 민감하게 반응했고, 콱 막혔던 비준안 처리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방문은 오후 3시 박희태 국회의장과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이 국회 정문에서 이 대통령을 맞으면서 시작됐다. 회동 초반은 썰렁한 모습이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따뜻한 날씨를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본격적인 대화에서 이 대통령은 민주당 입장을 설명하는 손학규 대표에게 “노무현 대통령 때 다 된 것을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프랑스 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D 문제를 제기했느냐”는 손 대표의 질문에는 “정상들 간에 논의된 것은 얘기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한 뒤 ‘자존심’과 ‘주권국가론’을 들어 “한국 대통령을 믿으라”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할 테니 제발 들어달라고 하면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며 “오히려 정부가 그렇게 하려면 국회가 말려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것이 ‘선 비준, 후 ISD 재협상 카드’였다. 이 대통령은 “나는 선의다. 진실되게 하려는 사람이다”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대통령이 국회를 떠난 뒤 예상치 못한 제안에 국회는 후끈 달아올랐다.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은 모여 대통령 제안 수용 여부와 의미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환영했으나 민주당은 “미흡하고 실망스럽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대통령이 국회를 찾은 비슷한 시각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번 회기에 한·미 FTA를 처리하는 것이 국익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회관 1층 로비에서 FTA 합의처리 등을 촉구하며 단식 중인 같은 당 정태근 의원 농성장을 찾아 “건강 유의하고 몸 잘 추스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기천·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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