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계속 밀고 나가면 박근혜 다시 생각" 한나라당 비대위원회(위원장 박근혜) 일각에서 당 정강ㆍ정책에 명시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과 관련, 당내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반발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면서 당이 쇄신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비박(비박근혜)ㆍ반박(반박근혜) 세력의 `탈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수' 표현 삭제를 주장한 김종인 비대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나라당에서 보수와 반포퓰리즘을 삭제하겠다는 김종인 비대위원, 아예 한나라당 철거반장으로 왔다고 이야기하시지"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부패한 보수ㆍ탐욕적 보수가 문제지, 참보수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참보수 운동을 해야지 왜 보수를 삭제하느냐. 이러면 당 정체성이 사라져 보수도, 진보도 아니게 된다"고 비판했다.
진수희 의원도 "김종인 비대위원은 `외국 어느 정당도 스스로 보수 정당을 표방한 나라가 없다'고 했는데,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영국의 경우에는 당 이름이 보수당"이라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대위원도 "당내 다수 구성원이 보수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친박 성향인 김용갑 전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통합당 2중대와 똑같이 만들려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을 파괴하고 민주통합당에 이익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이 이를 계속 밀고 나간다면 박근혜, 또 박근혜 비대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도 "한나라당이 유구한 전통을 갖고 있고 당원들도 보수 가치에 동의하는 분이 많을텐데, 시대 흐름에 따른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혼자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한 비대위원은 "자칫 비박ㆍ반박계 의원들이 `보수 신당'을 만들겠다며 탈당할 명분을 주는 게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 친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급기야 중도보수 가치마저 표에 판다니 제가 마음을 접어야겠군요. 이제 정말 떠나야겠네요"라면서 "이제 민주당원인가 민노당원인가.."라고 적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쇄신파인 원희룡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 "시대가 바뀌면 보수 내용도 바뀌는 것인데 정강ㆍ정책에 보수라는 단어 자체를 못 박아두는 게 과연 시대 발전의 변화와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는 점에서 굉장히 과감한 문제 제기"라며 "그런 차원에서라면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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