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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폭력]“잘못했다 인정하면서도 드러내면 배신으로 간주 이중적 조직문화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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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4-03 19:20:35 수정 : 2012-04-03 2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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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자… 모임’ 이지문 부대표 “우리 사회에서는 잘못된 점을 ‘잘못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막상 이를 드러나려하면 꺼리는 이중적인 시선이 존재합니다.”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 이지문(44·사진) 부대표는 3일 “한국 사회는 정(情)과 의리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발달했다”며 “조직원이 내부의 부당함을 지적하면 조직에 대한 ‘배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배신으로 보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폭력적인 조직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표에 따르면, 부정부패, 폭력적 조직문화가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조직원들이 공감하고 분노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속한 곳에서 일이 터지면 부담스러워하고 피하고 싶어 한다. 이 부대표는 “내부고발자가 문제를 지적했을 때 무자비하게 억압당하는 것을 보면서 ‘어차피 해도 안되는데 괜히 일 벌이면 주위 사람까지 피해 본다’는 것을 학습한 효과”라며 “내부고발자들이 ‘잘 굴러가던 조직을 흐트러뜨린다’는 인식 때문에 조직원들로부터 직간접적인 보복을 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배신자가 조직에서 도태되는 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조직에 저항하는 이들은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라며 “조직의 주도권을 쥔 사람은 내부고발자를 ‘왕따’시키거나 블랙리스트에 올려 그들 스스로 조직에서 도태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대부분 내부고발자는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부대표는 “내부고발 이후 친했던 동료가 자신을 피하고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등 교묘한 방식으로 압박을 받다 보면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작했더라도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조직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것을 막고 내부고발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한 상담을 진행하는 등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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