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폭행 용의자 범행 11일만에 자수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가 범행 11일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자수한 용의자를 긴급체포한 뒤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추궁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귀가중 여고생 성폭행

광주 광산경찰서는 18일 귀가중인 여고생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김모(23)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중이다.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2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신축 공사현장에서 여고생 A(16)양을 성폭행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 김씨는 "산책도중 A양과 어깨를 부딪혔는데 이를 사과하지 않아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입었던 의류는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현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는 다니던 대학을 휴학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성범죄 및 일반 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일부 다른 점 등 김씨가 진술하고 있는 범행 동기의 신빙성을 의심, 사실관계 여부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여죄 여부를 수사중이다.

◇ 공개수배 전단 10만매 배포

사건이 발생하자 광주경찰은 귀가길 학생의 안전이 침해된 중대사건으로 규정, 수사본부에 준하는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100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하는가 하면 유사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1일간 연인원 4947명의 경찰력을 야간시간대 현장 치안활동에 투입했다. 광주 지역 전 경찰력을 동원한 일제 검문검색도 2차례 실시했다.

특히 김씨가 자수하게 된 결정적 배경인 공개수배전단 10만매를 작성, 광주시내 전 지역에 배포하는 한편 신고보상금 500만원을 내거는 조치를 취했다.

또 성폭력우범자 457명과 전자발찌착용자 12명, 신상정보등록자 135명 및 동일 수법 전과자 115명, 최근 출소자 및 전남지역 우범자를 총망라한 광범위한 수사를 펼치기도 했다.

◇ 가족과 함께 자수한 용의자

김씨의 아버지 B씨는 경찰이 뿌린 공개수배 전단지를 보고 곧바로 아들임을 확인한 뒤 설득 끝에 아들을 자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자수 하루 전 주거 지역에서 수배 전단지를 본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경찰에 전했다.

B씨는 가족 회의를 갖고 아들의 범행 사실을 공유한 뒤 자수 방법을 지인에게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으로부터 광산경찰서장의 연락처를 확보한 B씨는 서장에게 지난 17일 오후 8시께 직접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다.

B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김근 광산경찰서장은 "아들이 자수를 하면 정상 참작돼 형량이 감경될 수 있다"고 설득한 뒤 "인근 지구대에 자수하라"고 권유했다.

김씨는 가족과 함께 같은 날 오후 9시35분께 광산경찰서 수완지구대를 찾아 범행을 자백하고 자수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거주하던 김씨가 사건 이후 공개수사로 전환되자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으며, 아버지 B씨도 전단지를 확인하고 선택의 여지 없이 아들의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CCTV 확대 설치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제 상황을 가상한 FTX 훈련을 반복 실시하는 등 현장대응력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또 우범 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공사장, 원룸촌 등 취약지역 100곳을 선정해 방범용 CCTV 125대를 조기 설치키로 했다.

아울러 범죄분석을 통한 도보순찰구역인 치안올레길을 연장하는 한편 신규코스를 확대 설치하는 등 치안인프라 보강을 추진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