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23일 서울 공평동 선거사무소로 들어서며 야권 단일화 협상과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은 22일 서울 종각에서 단일화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전날 전북 완주에서는 유모(53)씨가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긴 채 투신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단일화 룰을 둘러싼 양측의 설전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사이버 공간으로 이어져 양 지지층이 충돌했다. 트위터 아이디 @Desert*********가 “안철수는 전생에 찰스 1세가 아니었을까. 지가 왕인 줄 아는가봐”라는 글을 남기자 @peacet***는 “지금 주둥이라고 놀리냐. 문죄인은 전생에 흉악범이었네 그럼”으로 받아치며 감정 섞인 대립을 했다. ‘문 후보 측이 조직을 동원해 불법 매타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안 후보 캠프의 한 핵심인사가 알고 보니 민주당 공천 신청자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의 기자회견 태도를 놓고도 공방을 펼쳤다. 박 본부장은 22일 문 후보 측에 ‘실제대결(가상대결)조사지지도 조사’ 방식을 ‘최후통첩’으로 제안했는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 협상 파트너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위터상에서는 “박선숙은 이성을 잃었고 안철수는 국민을 잃었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jayden***)는 글이 여러 차례 리트윗되며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단호한 모습을 칭찬한다”(@jhsok1**)는 옹호 의견도 있었지만, 문 후보 측을 배려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라는 지적이 주조였다.
단일화 과정이 파열음을 내면서 ‘양 지지세력의 이탈이 없는 국민연대 방식의 단일화’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고모(34)씨는 “이제는 감동도 없고 흥도 없다. 문재인이건 안철수건 큰 기대를 할 인물들이 아니고 그 캠프도 마찬가지라는 사실만 들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후보 단일화 자체보다 단일화로 인한 중도층 결집과 20, 30대 투표율 상승이라는 ‘+α(알파) 효과’가 더 중요한데, 이제는 국민도 지쳐가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유태영·박세준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