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새로운 說說… 아니면 말고?

중범죄 성관계 요구설 등 분분
美경찰, 한국 언론 선정보도 불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의혹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미 메트로폴리탄 워싱턴DC 경찰청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흘러나오는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국의 일부 언론이 워싱턴 경찰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중범죄급으로 수사 중’이라는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의 한 경찰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의 수사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면서 “소란스러운 호텔 와인바와 객실이 범행 장소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목격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CCTV 녹화 자료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성범죄 사실을 충분하게 입증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통화가 이뤄진 주미 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최병구 원장은 ‘8일 오전 6시쯤 피해 인턴의 호텔방에서 10여분간 면담했는데, 당시 윤 전 대변인이 알몸으로 문을 열어주고 성관계를 요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1분 정도도 안 돼 나와 상세하게 (얘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과 인턴의 술자리에서 발생한 1차 성추행 보고를 묵살했다는 내용의 ‘미시USA’ 게시판 글에 대해서도 해당 문화원 서기관은 “보고받은 적 없다. 이름 석자를 걸고 몰랐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방에서 알몸인 상태로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사실이 확인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호텔 객실에서의 일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성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미국의 한 경찰관은 “가해자가 피해자 앞에서 성기를 노출했으면 이것은 ‘불건전 노출’(indecent exposal)로 분류돼 형사 처벌하고, 성범죄자(sex offender) 명단에 이름을 올려 공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경찰관은 “가해자가 나체 상태에서 피해자를 붙잡고 끌어 당겼다면 이는 ‘성폭행’에 해당된다”며 “특히 가해자가 호텔 문을 닫은 상태에서 성적 접촉을 시도했으면 이는 ‘납치 및 유괴’로 분류되는 중범죄를 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박희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