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숨진 지 9개월여 만인 지난 20일 보건당국으로부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일명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 통보를 받은 A(63)씨의 가족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A씨는 지난해 7월 12일께 강원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텃밭을 일구다 뭔가에 물렸다.
당시 A씨의 남편 B(55)씨는 아내의 왼쪽 목 뒤에 지름 3㎜ 크기의 상처가 난 것을 목격했다.
B씨는 "텃밭을 일구다 따끔한 느낌이 있었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살펴보니 상처 자국이 딱 진드기에 물린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의 이상 증세가 없었으나 보름여 뒤부터 목 부위 임파선이 부어 올랐다.
이에 A씨는 8월 4일 남편과 함께 춘천의 한 병원을 처음 찾았다.
당시 A씨는 고열 증세와 함께 혈소판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급격히 저하됐다.
당시 유행성 출혈열이나 쓰쓰가무시병 등 야외 활동으로 인한 감염 증세로 추정할 뿐 뚜렷한 병명은 알 수 없었다고 B씨는 전했다.
이후 지역 국립대 병원에서도 병명이 확인되지 않고 증상도 호전되지 않자 A씨는 같은 해 8월 8일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 오후부터 A씨는 의식마저 잃어 혼수상태에 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결국, A씨는 나흘 만인 12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상처가 심상치 않아 인터넷 등지에 찾아봤는데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보였다"며 "이후 아내는 임파선 부위가 부위 올라 보름 뒤 인근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의식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사망했는데도 의료진 등은 국내에는 처음 나타난 증상이라는 말 뿐"이었다.
특히 A씨의 남편은 "아내가 사망하고서 지난 1월 일본에서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보건당국에 문의를 했다"며 "그때도 보건당국에서는 국내에는 유사 환자가 전혀 보고된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내가 사망한 지 9개월여 만에 이제야 병명을 통보받은 셈"이라며 "담당 의료진은 축사 주변 진드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은 없지만 실제 텃밭 주변에 축사가 있었다는 말을 마을 주민에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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