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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부분 관리병·행정병 '꽃보직'…병역 특혜도 대물림?

입력 : 2013-05-28 17:33:06 수정 : 2013-05-28 17: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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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후방’ 무전 ‘전방’
아버지와 한솥밥도
대한민국 파워엘리트는 병역 면에서 대를 이어 ‘혜택’을 누리는 것일까.

27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파워엘리트 2세의 군 복무 실태는 남달랐다. 우선 근무지가 10명 중 6명꼴로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직도 일반인에게는 떨어지기 어려운 업무가 적지 않았다. ‘하늘의 별 따기’로 알려진 군인 숙소 관리병이나 대도시 산업특례요원 등으로 근무하는 2세가 일부 확인됐다. 아버지의 위세와 아들의 군생활이 전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국민적 의구심이 생길 법한 대목이다.

◆파워엘리트 2세, 수도권 쏠림

이번 분석 대상인 파워엘리트 2세 63명 가운데 60%(38명)는 수도권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다. 서울은 16명, 인천은 2명, 경기는 20명이었다. 강원도 전방 부대 근무자가 63명 중 단 6명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2세 복무지의 수도권 쏠림 현황은 강원에 현역병 비율이 높은 일반적인 군 배치 상황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에서 권력과 돈이 있으면 군대를 가더라도 험하고 힘든 곳을 피하는 관행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돈 있는 집 아이는 양질의 교육을 받은 만큼 통역병 또는 행정병 등 상대적으로 편한 보직으로 차출될 확률도 높다. 일부 고위층은 군 복무 논란을 의식해 처음에 아들을 전방 부대로 보낸 뒤 나중에 행정병으로 보직을 이동시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과 강원 외 2세의 근무지는 대전·세종시와 충청남·북도 10명(15%), 대구·부산·울산시와 경상남·북도 6명(10%), 광주시와 전라남·북도 2명(3%), 제주시 1명(2%) 순으로 파악됐다.

당초 분석을 시도했던 파워엘리트 2세는 총 74명이었다. 63명 외 11명은 육군훈련소(충남 논산)에 입영한 뒤 최근 자대 배치를 받았다. 하지만 세부 내용은 국방부가 공개를 끝까지 거부해 집계에서 빠졌다. 다만 별도 라인을 통한 취재 결과 11명 중 강원 지역 배치자는 전무하다는 점만 확인됐다. 국방부 침묵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와 한솥밥 먹는 아들

수도권에서 아버지는 근무하고 아들은 복무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안재경 경찰청 차장의 아들은 2011년 10월 의무경찰에 지원해 현재 서울 지역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승조 합참의장(육군 대장)의 아들도 지난 2월 입대해 서울 송파구 한 육군부대에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아들은 영등포구 해군 재경근무지원단에서 복무 중이다. ‘특혜 배치’ 의혹에 대해 군과 경찰은 “부대 배치는 전산으로 공정하게 이뤄진다”, “의경은 성적에 따라 배치되고 서울에 치안수요가 집중돼 있다”고 해명했다.

보충역도 근무 환경이 좋다고 알려진 곳에 많이 몰렸다. 고용노동부의 한 고위공직자 아들은 경기도의 한 여고에 복무중이고 새누리당 국회의원 2명의 아들은 각각 서울 강남구청과 고양 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외교부 고위공직자 2명의 아들도 각각 서울과 경기지역 대학의 대학원 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생활을 하고 있었다.

◆보직도 편한 곳으로

파워엘리트 2세 가운데 공익근무요원 비율은 일반인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00∼2011년 병역대상 400만2786명 중 공익 처분을 받은 일반인은 22만9118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했지만 2세의 경우 12%(9명)가 공익으로 분류됐다. 대학에서 근무하는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도 눈에 띄었다.

육·해·공군 근무자 중에는 육군이 21명(4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군 16명(37%), 해군 4명(9%), 해병대 2명(5%) 순이었다. 비슷한 시기 입대한 일반인과 비교해 육군과 해병대가 각각 21%, 3%포인트 정도 적었다. 대신 공군이 22%포인트 정도 많았다. 비슷한 시기 입대한 일반인은 육군이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다. 고위층 2세는 공군을 선호한 셈이다.

이밖에 공익근무요원 9명, 의무경찰 3명, 의무소방원·전문연구요원·공익법무관·산업기능요원 각각 2명으로 나타났다. 한 국회의원의 아들은 서울에서 숙소관리병으로, 중앙 부처 고위공무원의 아들은 부대 회관 행정병으로 일하는 등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덜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특별기획취재팀 specia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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