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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조작 업체, 국내외 원전 14기 부품 검증도 맡았다

입력 : 2013-06-06 16:04:36 수정 : 2013-06-06 16: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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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부터 작년 7월까지 23건 진행
문제 확인 땐 원전 추가 가동중지 불가피
UAE 원전도 포함… 수출 전선도 먹구름
두산중공업·우진 부품 품질 서류도 속여
원전 부품 위조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5일 한국전력기술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부품 공급부터 검증, 검수, 인증, 설치까지 전 과정을 좌지우지해 온 ‘원전 마피아’들의 ‘검은 거래’를 정조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가 국내외 원전 14기와 관련한 부품 검증용역을 최소 23건 수행한 것으로 드러나 자칫 원전의 추가 가동 중단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전 부품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이 5일 경기도 용인의 한국전력기술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기술 압수수색…‘원전 마피아’ 정조준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그동안 부품 제조·시험업체에 국한됐던 수사를 1차 검수업체인 한전기술까지 넓혔다. 이를 놓고 검찰이 제조·시험기관 임직원에 대한 조사와 압수물품 분석과정에서 위조된 시험성적서가 한전기술의 검수를 무사 통과하는 데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을 상당 부분 포착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후 한전기술의 부장급 1명을 체포함으로써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 시험기관, 검수업체(한전기술), 인증기관(대한전기협회) 간 커넥션을 밝혀내고, 궁극적으로는 원전 부품의 최종 목적지인 운영업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이르는 뿌리깊은 유착 고리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단서가 있으면 한전기술이든, 한수원이든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새한티이피 직원 3명이 검증기관의 지위를 부여해준 인증기관인 전기협회 전력산업기술기준처로 이직해 근무 중이고, 이 업체가 이미 알려진 JS전선 말고도 다른 업체인 우진의 품질서류도 위조한 것으로 나타나 수사는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오른쪽)이 5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원전 비리 사태와 관련한 현안보고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새한티이피, 국내외 원전 14기 부품도 검증

새한티이피의 위조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 업체가 2010년 12월 KEPIC 자격을 인증받은 뒤 지난해 7월까지 수행한 23건의 원전 부품 검증용역도 진위를 가리는 도마에 오르게 됐다. 새한티이피 측이 부산 고리 1·2호기, 전남 한빛(영광) 1·2·5·6호기, 울산 신고리 3·4호기, 경북 신울진 1·2호기, 아랍에미리트(UAE) 브라카 원전(BNPP) 1∼4호기를 대상으로 부품 검증용역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는 충전기, 케이블 검증, 정지형자동절체 스위치 등 원전의 안전한 운행과 직결되는 안전등급 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들 부품의 시험검증 절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원전의 추가 정지는 물론 안전성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서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원전이 늘어나면 큰 문제다. 부품검증 대상 원전 중 가동 중인 것은 한빛 1·2·5·6호기이다. 최악의 경우 이들 원전이 멈춰 400만㎾가 넘는 전력공급이 빠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비전력 350만㎾대가 무너지는 현 상황에 비춰보면 비상사태인 셈이다. 게다가 예방정비를 마치고 여름철 발전을 재개할 예정인 고리 1·2호기의 가동도 제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UAE에 수출한 원전에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한국형 원전의 신인도가 곤두박칠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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