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양대 등은 수리과학 평가 실시… 유의해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중국에서 살다 온 박은영(18·여·가명)양은 2014학년도 대입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부담이 없는 어학 특기자 전형을 생각하고 있지만, 단순히 중국어를 잘한다고 해서 유리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대입 수시 특기자전형은 수학, 과학, 어학, 예체능 등에서 특기를 가진 학생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지지만, 그러한 자격이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최근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특기자 전형 선발에서도 학생부 및 자기소개서 등의 반영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기자 전형의 종류와 대비법을 대입전문 컨설팅업체 ‘거인의 어깨’ 김형일 소장으로부터 들어봤다.
어학 특기자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지 않는 대학이 많아 상위권 대학부터 중위권 대학까지 폭넓게 지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13학년도 수능부터 수시 지원 가능 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특기자 전형 접수 경쟁률도 하락하고 있어 합격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어학 특기자전형의 기본 요소는 공인어학성적 점수와 면접이다. 둘 중 최근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을 꼽자면 면접이다.
지원자들의 공인어학성적은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는 데다 어학 성적이 입학 후 학업 수행능력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학은 면접에서 기초 학업수행능력을 평가하고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
어학 특기자 전형을 생각 중인 학생은 공인어학성적이 높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공인어학 성적 외에도 학생부 교과 내신 및 비교과, 수상실적 등을 폭넓게 평가한다.
서강대는 공인어학성적을 지원자격으로만 활용하고 점수화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토플 점수(IBT 기준)가 105점 이상인 학생에게는 알바트로스 특기자 전형 자격이 주어지고, 이후 토플 점수는 전형 요소로 활용되지 않는다.
중앙대, 한국외대도 해당 언어의 에세이 평가를 중시하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학특기자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은 토플, 텝스 같은 공인어학성적 외에도 자기소개서나 에세이 등을 통해 학습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은 고교생들이 영어시험을 치르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수학과 과학 과목의 성적이 우수하고, 수리·과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학생부나 논술 중심 수시 전형 외에 특기자 전형으로 지원해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수학·과학특기자 전형은 지원 자격부터 일반적인 수시 전형과는 차이가 있다. 먼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 과학고 및 영재고 출신이거나 수학이나 과학에 관련된 대회의 수상 실적 등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지원 자격 제한이 많은 탓에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다른 수시 전형과는 달리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의 경쟁률은 대부분 5대 1 내외에서 형성된다.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경희대 등은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실적 증빙자료 등 서류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성균관대와 한양대, 중앙대 등은 수리과학평가를 별도로 실시한다.
이 평가는 일반계고에서 정규과정을 수료한 수험생이 풀기에는 어려운 내용이 많기에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 학생이 유리하다.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은 지원 자격을 충족하는 수험생이 한정적이어서 주로 최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전형이 개설돼 있었다.
그러나 2014학년도 과학 중점고의 졸업생이 배출됨에 따라 중앙대, 경희대, 아주대 등의 대학이 지원 자격을 확대하거나 전형을 신설해 예전보다 수학·과학에 재능을 가진 수험생의 진학 폭이 넓어졌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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