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있는지까지 고스란히 노출
“약관숙지·정보공개 수준관리를”
SNS가 진화하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노출 우려가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앞세운 앱들이 앞다퉈 개발되면서 가입자 위치정보까지 노출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SNS 가입 시 이용약관을 숙지하고 정보 공개 수준을 관리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IT(정보기술)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위치기반 서비스를 앞세운 SNS 앱이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앱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해당 앱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기존 SNS 계정과 연계돼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별도의 조작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앱의 특징은 접속자의 위치 정보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지인은 물론이고 지인의 또 다른 지인이나 불특정 다수의 위치 정보 및 접속자와의 직선거리 등을 알려준다. 단순히 텍스트를 주고받던 기존의 SNS에 위치기반 서비스를 더해 SNS 기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반대로 사생활 노출 우려 목소리도 거세다.
국내에서 널리 이용되는 SNS는 대부분 가입과 동시에 생년월일과 경력, 학력, 출신지와 거주지, 연락처는 물론 지인과 관심사에 이르기까지 가입자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공개된다. 공개되는 개인정보만으로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을 정도다.
직장인 김모(30)씨도 최근 초등학교 동창에게서 동창모임 관련 앱을 추천받아 설치했다가 삭제했다. 가입 과정에서 전화번호와 사진, 출신학교, 연락처 등을 입력했지만 공개를 원치 않는 동창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개인정보가 노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동창이라고는 하지만 10년 넘게 연락이 없던 이들에게까지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 같아 껄끄러웠다”고 말했다.
개인 정보 노출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가입 시 이용약관 동의 등의 절차가 있어 사실상 약관 내용을 읽지 않고 가입하는 경우 이용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여대 김명주 교수(정보보호학)는 “불특정 다수에게 개인정보와 위치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위험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SNS 기술은 개인의 하루 일과에서부터 한 달 활동 내용 등을 시간대별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발달했다”면서 “상업적인 목적의 마케팅 도구로서 SNS 활용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만큼 과도한 개인정보와 사생활 노출은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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