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녹취록 충격적 내용 빼곡… RO ·北 ‘연결고리’ 찾기 총력

관련이슈 '내란음모' 이석기 수사

입력 : 2013-08-29 19:55:19 수정 : 2013-08-30 02:31: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형법상 최고 범죄 신중 접근 필요, 녹취록 만으로 혐의 입증 불투명
北지령 확보·자금 추적 등 병행
국가정보원이 확보한 녹취록은 충격적인 내용으로 빼곡하다.

중요 시기에 통신·유류 등 차단해야하고,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 유조창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타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서울 혜화동 전화국과 경기지역 전신전화국 등 주요 통신시설을 공격하는 등의 계획을 모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총기를 구비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기도 분당 수입 장난감총 가스쇼바를 개조하면 가능하고, 심지어 인터넷에서 총기·폭탄 제조법을 숙지하자는 얘기가 오갔다.

앞으로의 전쟁은 전면전이 아닌 비정규전 형태가 될 것이라며 군사적 준비를 독려하는 대화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공안당국은 이번 통합진보당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서 주력하는 것은 통진당 주축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의 지하조직으로 알려진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와 북한의 연계성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의원이 총책을 맡아 ‘산악회’로 가장한 RO의 실체와 핵심 조직원의 활동, 회합과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게 관건이다. 이를 통해 북한과의 ‘커넥션’을 규명하면 곧 이 의원 등의 내란음모 혐의를 입증하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국정원이 이 의원 등에게 적용한 혐의는 내란음모(형법 90조)다. 이 의원이 지난 5월 RO 조직원 130여명과 회합해 “유사시를 대비해 총기류를 준비하라”는 발언 등의 녹취록 5건을 확보했지만 법적 증거로서의 효력은 불확실하다. 범행 실행계획서나 대상리스트 등 좀 더 구체적인 증거자료나 북한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물증 확보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국정원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북한과의 연결고리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의원 등의 자금 내역 추적도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한 공안당국 관계자는 “자금을 추적한다는 것은 이미 출처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용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현역 의원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는데 녹취록만 갖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정원은 북한 지령 등 구체적인 물증 추적도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다”고 전하는 공안당국 관계자가 적잖다.

또 다른 수사의 한 축은 RO의 실체 파악이다. 이 의원 등은 RO 조직원들과의 회합을 주로 서울 합정동의 M수도원에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권 출신 인사들에 따르면 과거 빈민운동이나 학생운동을 했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 수도원의 지하 강당은 100∼130명이 모일 수 있는 규모다. 1990년대까지 운동권 학생들이 세미나나 워크숍, MT를 한 뒤 마지막 날에 뒤풀이 장소로 많이 활용됐다.

이 의원 등은 이곳에서 회합을 하면서 적기가(赤旗歌)를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가는 북한 공식 혁명가요이자 군가로 알려졌다. 독일민요에서 유래한 이 곡은 1930년대 한반도 북부와 만주 지역 공산주의자들에게 유행했는데, 1948년 정부 수립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북한군 군가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알려졌다.

RO 조직원 회합에서 오간 발언이 담긴 녹취록은 국정원이 법원으로부터 ‘감청 영장’을 발부받아 2010년부터 경기동부연합 인사들과 RO 조직원들의 대화와 전화 통화 내용 등을 감청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이 과정에서 내부 정보원을 심어 감청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관계자는 “이들이 나눈 대화의 주된 내용은 주체사상과 북한 체제 찬양, 남한 체제 전복이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 자택에선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조한 좌우명인 것으로 알려진 ‘이민위천(以民爲天·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의 글귀가 적힌 액자가 벽에 걸려 있었고 다른 압수수색 대상자 자택에서는 북한 발행 추정 우표 1질과 조선말사전(전 3권) 등도 압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승·김달중 기자 wsle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나띠 ‘청순&섹시’
  • 나띠 ‘청순&섹시’
  • 김하늘 '반가운 손인사'
  • 스테이씨 수민 '하트 장인'
  • 스테이씨 윤 '파워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