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서울시에 제출한 '표석 정비 가이드라인' 보고서를 보면 서울 시내에 산재한 335개 유적지 표석 중에는 표제어의 띄어쓰기, 외국어 병기가 제각각이거나 표제어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났다.
글의 '제목'이라고 할 수 있는 표제어가 빠진 표석도 있었다. 중구 '저경궁 터' 표석은 335개 표석 중 유일하게 표제어가 빠지고 본문만 실려 있었다.
보고서는 현재 표석의 가장 큰 문제로 표제어 띄어쓰기를 지적했다. 몽양 여운형의 집터는 '여운형집 터'로, 손병희 집터는 '손병희선생집터'로 돼 있었다.
각각 영문 표기 방식도 'Site of Yeo Un-hyeoung's House', 'House of Son Byeonghui'로 다르다.
한자 표기도 한글 옆이나 아래에 또는 괄호 속에 함께 적거나, 괄호 없이 쓰는 등 제각각이었다.
영어까지 쓴 표석은 줄을 바꿔 '한글-한자-영어'로 쓰거나 한자를 생략한 채 한글과 영어만을 쓰거나, 한자는 한글 옆에 괄호로 적고 영어는 줄을 바꿔 적는 등 다양한 형태로 함께 적었다.
율곡 집터는 본문에 '이언저리가 이이(李珥) 이율곡(1536 - 1584) 선생이 살던 절골 집터'라고 돼 있다. 이는 '이이(李珥) 이율곡'를 '율곡 이이'로 써야 어법에 맞다는 지적이다.
'서대문정거장터'는 서대문 정거장에 대한 설명보다 경인선 개통 내용이 주를 이뤄 표제어와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1985년 7개가 처음 설치된 표석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23개가 설치된 후 1999년까지 해마다 10개 안팎으로 제작됐다. 이어 2000년에는 24개, 2001년에는 67개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둔 시점에 집중적으로 설치됐다.
보고서는 "표석 내용을 분석했을 때 많은 문제점이 문안에서 나타났다. 표제어처럼 띄어쓰기나 형식에 통일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문이나 불분명한 표현처럼 어법에 맞지 않은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흩어져 있는 표석의 문안 내용을 바로잡고 디자인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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