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셰일가스 생산도 발목
“석화산업 경쟁력 제고 시급” 정유업계가 실적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묘한 기름값’ 발언에서 비롯된 정부의 시장개입 대신 경쟁력을 높여주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S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26%로 나타났다. 1000원어치를 팔아 22원을 남긴 셈이다. 이는 국내 제조업(5.6%)은 물론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5.1%)보다 낮은 수치이다. 이 가운데 이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해 팔아서 거둔 정유부문 평균 영업이익률은 0.98%로 2010년(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유업계는 국내외에서 경영에 발목이 잡혀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한다. 국내로 보면 올 상반기 경유 수입물량이 686만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배 폭증해 정유사를 힘겹게 했다. 더불어 수출물량의 절반을 받아주는 핵심시장인 중국에서 중동산 저가제품의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38%까지 확대되고, 현지 기업들도 증설 물량을 본격 생산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유사들은 실적 부진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평균 54.6% 줄었다. 게다가 앞으로 중국과 미국이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의 생산을 본격화해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마저 암울하다.
이처럼 정제 마진 감소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환경변화로 경영실적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정부의 석유 유통정책은 여전히 ‘기업 옥죄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정유업계 측의 불만이다. 업계는 그동안 통제 일변도의 유가정책이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정부가 시장자율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에 집중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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