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아버지 대통령 각하, 북한 세습정권 호칭과 닮아”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
꼴 사나운 험구 경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손 이사장은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유신시대 찬양가를 부르며 “최근 국가반란 음모를 꾸민 종북좌파 세력이 적발됐는데 이들을 척결하려는 공권력의 집행을 두고 유신회귀니 하는 시대착오적 망발이 나온다. 아직도 5·16과 유신을 폄훼하는 소리에 각하(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기가 조금은 불편할 것으로 생각하나 마음에 두지 말라”고 주장했다. 손 이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장, KBS 이사장 등을 지냈다. 또 경북 구미갑 출신의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관으로 열린 추도식에서 “아버지 대통령 각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4년이 됐다. 아버지의 딸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신시대 망령이 부활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27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러한(아버지 대통령 각하) 호칭은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고 개탄했다. 심 의원 발언이 북한 세습정권의 호칭과 비슷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나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을 겨냥한 뉘앙스도 풍겼다. 김 대표는 이어 “(추도식에서)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 ‘한국에는 독재가 필요하다’ 등 온갖 망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며 “이 땅에서 다시 영구집권을 꿈꾸는 유신잔존세력들이 독초처럼 우리 사회에 자라나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헌정질서를 유린한 독재체제가 더 좋았다는 발언이다. 헌법 불복세력이 판을 치고 민주주의 기본질서가 훼손되는 현 상황을 환영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3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여권 인사가 묵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이인제 의원, 최경환 원내대표,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연합뉴스 |
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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