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묶은 ‘번들 패키지’ 내놔
판매 부진하자 재고 처리에 나선 듯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 시계인 ‘갤럭시기어’를 스마트폰과 묶어 할인 판매하는 번들 상품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기어의 판매가 부진하자 SK텔레콤이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할인 판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9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3 또는 갤럭시라운드와 갤럭시기어를 묶은 번들 패키지를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착용하는 형태(웨어러블)의 스마트 기기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여러 기기를 함께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가할인을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번들 판매의 주목적이 재고 해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공급된 갤럭시 기어의 초도 물량은 3만대 수준으로, 이 중 SK텔레콤이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이 같은 기획상품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공동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할인 판매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형식이다. 재고를 털어내야 하는 SK텔레콤과 기어 판매량을 높여야 하는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소비자는 번들 상품을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10만∼15만원 정도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10월 출시된 기어의 판매가 부진하다는 국내외 보도가 나온 뒤인 11월 중순, 전 세계 공급량이 80여만대라고 밝혔지만 국내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어의 국내 판매 실적은 유독 초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0월 초 한 소셜쇼핑 업체가 60대 한정으로 기어를 판매했으나 이 중 10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