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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특정비밀보호법 후폭풍에 ‘휘청’

입력 : 2013-12-10 20:30:02 수정 : 2013-12-11 01: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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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다 이념 정쟁 골몰… 지지율 70→40%대 ‘뚝’
공명당 ‘무기수출 3원칙’ 폐기 제동… 연립여당 ‘파열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아베노믹스 덕에 한때 70%대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특정비밀보호법안 강행처리 등의 여파로 40%대로 곤두박질쳤다. ‘성공한 총리’를 꿈꾸는 아베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6∼8일 전국 유권자 1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55%로 나타났다. 지난달 8∼10일 조사 때보다 9%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그동안 다른 언론사 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조차 1개월 새 9%포인트나 빠진 것은 아베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그만큼 크고 깊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다른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40%대로 나타났다. 교도통신이 지난 8∼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47.6%, 아사히신문의 7일 조사에서는 46%를 각각 기록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 4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뒤 증시가 급등하는 등 아베노믹스 기대감으로 한때 70%대를 넘어섰다. 이후 50%대로 떨어졌다가 지난 9월 초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다시 60%대로 반등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최근 지지율 하락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은 특정비밀보호법안을 강행처리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쿄신문은 10일 아베 내각 지지율 급락은 “국민의 우려를 무시하고 특정비밀보호법안을 강행처리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베 총리가 경제살리기보다는 자신의 이념 실현에 몰두하는 데 대한 국민의 반감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가 집권 자민당의 힘을 믿고 특정비밀보호법안 입법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을 밀어붙이면서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집권 이후 특유의 친화력으로 야당과 협조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념 실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특정비밀보호법안 처리 과정에선 야당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베 총리가 지지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국민 관심이 높은 소비세 증세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겠지만 자신의 지지층과 소신을 위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이념·안보 행보를 포기하기 어려워서다. 아사히신문은 “내년 초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및 소비세 인상, 4월 이후에는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 난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이 ‘무기수출 3원칙’을 폐기하려는 아베 정권 구상에 제동을 거는 것도 부담이다. 일본 정부는 공명당 내부에서 강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연내 무기수출 3원칙을 새 원칙으로 대체하려던 계획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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