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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보신… 3대 세습 체제 장수하는 ‘3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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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18 19:02:20 수정 : 2013-12-18 23: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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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변신술의 귀재 평가
김양건, 대세 순응 장수 비결
김영남, 말 잘 듣는 ‘얼굴마담’
손자뻘 수령 앞서 모두 겸손

서른 살에 불과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곁에는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충성을 맹세한 노회한 ‘꽃할배’ 간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충성심과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주요 보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병과 사고로 비명횡사한 다른 원로 간부들과 달리 아직 건강한 편이다. 혁명화교육이나 좌천 등 북한 간부들이 한번쯤은 겪는다는 불운도 피했다. 건강과 관운을 타고난 행운아들이 따로 없다. 북한 매체를 통해 드러나는 이들의 모습은 손자뻘인 ‘수령’ 앞에서도 굉장히 공손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정통 당 관료 출신인 김기남 부장은 17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모식 행사에서 사회를 봤다. 조선중앙TV에 비친 그는 올해 8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차고 정정했다. 김기남은 1960년대 후반 문화예술 및 출판보도 부문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당시 이 분야 업무를 챙겼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친분을 맺은 것을 계기로 권력 핵심에 진입한 이후 지금껏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겉보기에 온화하고 점잖은 이미지와 달리 변신에도 능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저서 ‘북한의 국가전략과 파워엘리트’에서 김기남을 비롯한 원로들이 고령임에도 측근 지위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평소에는 ‘선비’나 ‘양반’이라는 평을 듣다가도 일단 측근파티에만 참석하면 ‘젊은이’들도 놀랄 정도의 이미지 변신술을 갖춘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노동당 국제부장으로 있다 2007년부터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유지한 ‘대남통’ 김양건 부장의 ‘생존’ 내공도 만만치 않다. 남북 교류협력이 활발한 시기에 김양건 부장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장성급군사회담과 열차시험운행 등 남북 군부 간 이견으로 접점을 찾지 못했던 사업들은 김양건 부장이 통전부장에 임명된 이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남북관계에 군부가 개입할 때마다 김양건은 몸을 낮췄다. 철저히 ‘대세’에 순응하는 ‘보신주의’가 그의 ‘장수 비결’로 보인다. 핵심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는 아니지만 헌법상 국가수반으로 북한의 ‘얼굴마담’ 역할을 한 김영남 역시 이렇다 할 부침을 겪지 않고 순종적 태도로 현직을 지키고 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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