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긴 좀 그렇지 않니?”
“나도 처음엔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걸?”
“이자가 높다고 사람들이….”
“그러니까 서비스가 훨씬 더 편리해야지.”
“너 은행이나 카드회사 간다며?”
“하는 일은 비슷해.”(러시앤캐시 광고)
대부업체 광고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친숙한 캐릭터나 반복적인 안무·음악 등으로 회사 이름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대부업체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비추는 ‘스토리 광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들은 이 같은 광고가 마구잡이 대출을 조장할 수 있다며 대부업체의 광고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업체는 ‘합법적인 상품 광고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문제는 ‘쉽고 빠르다’는 것만 강조하는 대부업체 광고가 폭발적으로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학영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러시앤캐시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TV에 12만2188번의 광고를 내보냈다. 매일 402차례의 광고가 융단폭격을 하는 셈이다. 대부금융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부업체 대출자 중 49%가 ‘TV광고를 보고 대부업체를 찾았다’고 응답했다.
금융소비자단체들은 이 같은 대부업체 광고가 ‘돈은 언제든 쉽게 빌릴 수 있는 것’이란 그릇된 인식을 심어줘 빚 권하는 것을 부채질한다며 광고 규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부업계는 “합법적인 광고를 막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소비자단체들은 “대부업체의 영업권보다 금융소비자 보호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김유나·서필웅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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