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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서 붕괴장면 찍힌 동영상 확보… 사고 규명 열쇠

관련이슈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입력 : 2014-02-19 19:50:49 수정 : 2014-02-20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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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 본격 조사 착수 115명의 부산외대 학생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19일 안전소홀과 부실시공 등 사고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경찰은 인명구조 작업이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체육관 붕괴 원인 규명을 우선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강구조학회 관계자 등 29명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벌였다. 전날 국과수 1차 감식이 단순한 육안 감식 및 안전성 여부를 판단한 것이라면 이날부터 시작된 정밀 감식은 전문가들과 함께 부실 시공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찰은 이미 인·허가 자료와 시방서, 설계도면 등 관련 자료를 대부분 확보한 상태다.

◆부실시공 여부에 초점

건축전문가들은 폭설이 사고원인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부실시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찰도 건축과정의 관련 법 준수 여부 등을 1차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지붕에 하중을 견딜 수 있는 H빔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합동 감식은 이르면 20일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조사 내용과 확보된 자료 간에 일일이 대조작업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너진 체육관 윗부분을 조사하기 위해 크레인이 달린 트럭 1대도 동원됐다.

이번 사건 수사본부에 배치된 경북지방경찰청 박종화 강력계장은 “붕괴 원인이 나와야 관련자 처벌이나 나머지 수사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원인 파악에 주력하면서 관련자들을 불러 책임 소재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조트 측 “지붕 눈 안 치웠다”

경찰은 전날 리조트 총지배인, 이벤트 업체 대표, 부산외대 학생회 관계자 등 관계자 20여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리조트 측 관계자로부터 “진입 도로 쪽으로 제설 작업은 한 적이 있지만 체육관 지붕 제설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차례 지적됐던 지붕 제설작업 미실시 등 관리 부실에 대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서 사고가 난 체육관과 같은 PEB공법으로 지은 시설물이 폭설로 무너진 전례가 있었음에도 리조트 측에서 특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체육관 붕괴 원인을 아직까지 단순히 눈 때문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진술만으로 처벌할 수 없으며 만약 정밀 감식에서 과도하게 쌓인 눈이 주요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는 체육관 안전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6개월마다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업체 측의 주장일 뿐 점검을 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자료는 확보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 감식 19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현장에서 국과수와 경찰 등이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경주=이제원 기자
◆사고 동영상 수사 실마리 될까


경찰은 사고 당시 체육관 내부의 행사 장면을 찍은 동영상도 확보한 상태다.

사건 당일 경찰은 체육관 내부나 체육관 전체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으며 학생들이 찍은 행사 사진 2장 외에 당시 상황이 확보된 것이 없다고 밝혔으나 잔해 수습 과정에서 동영상이 찍힌 카메라를 찾아냈다. 카메라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벤트 대행업체 직원 최정운(43)씨가 들고 있던 것이었으며 사고로 인해 일부가 부서진 상태다. 하지만 경찰은 파손상태가 크지 않아 영상을 재생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영상을 분석해 붕괴 징후가 보였는지 어느 지점부터 어떻게 붕괴가 진행됐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본부에서 동영상을 재생해보진 않아 정확하게 어떤 장면이 찍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초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무대 쪽으로 고정된 화면이라면 수사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공개 가능한 부분은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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