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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많이 먹는 당신, 식습관부터 바꿔라!

입력 : 2014-03-04 20:36:24 수정 : 2014-03-04 20: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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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살코기·생선·달걀 등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호흡기 방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고기는 되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한국인은 돼지고기·소고기 등 지방 함유량이 높은 붉은색 고기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대장암에 걸리는 비율이 높다”며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붉은 계열보다 닭고기·생선 등 흰색 고기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헝가리·체코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나라에 속한다.

◆핏빛 고기의 역습…대장암 유발

대장은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을 지닌 내장기관이다. 소장에서 넘어온 음식물의 수분을 빨아들인 뒤 찌꺼기를 직장에 모았다가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영양분의 소화와 흡수 대신 생리적으로 불필요하거나 유독한 노폐물을 처리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은 대장암의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육류 소비량과 대장암의 인과 관계는 세계 각국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오래전에 밝혀졌다. 돼지고기·소고기 등 지방 함량이 높은 붉은색 고기는 대장암 발생 원인으로 알려진 담즙산 분비를 촉진한다. 담즙산은 대장 내 세균에 의해 발암 물질로 바뀌면서 대장 점막을 자극한다. 이 때문에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게 된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에는 돼지고기·소고기 등 붉은색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문화가 있다.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닭고기·생선 등 흰색 고기를 택하고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동물성 지방은 채소나 곡물에 비해 대장 통과 시간이 길다. 우리 몸에 발암 물질이 생겼을 때 다른 기관에 비해 접촉 시간이 길어 암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칼로리 과다 섭취와 비만은 그 자체로 대장암 위험도를 높인다. 비만인 경우 정상인에 비해 1.5∼3.7배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와 암 발생률도 비례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인은 술 때문에 약 11.1개월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 한두 잔 가볍게 마시는 게 아닌 거나한 음주는 대장뿐 아니라 간·식도의 암 발병률을 높인다. 이대목동병원 정순섭 위암·대장암협진센터 교수는 “과음으로 인해 췌장암·결장암 발병률이 2배 늘고 전립선암과 대장암 위험은 80% 이상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채소·과일 섭취…베리류 효과 ‘쏠쏠’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미미한 ‘소리없이 다가오는 질병’에 속한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5개년 질병통계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6개월 넘도록 증상을 방치한 뒤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서도 복통·설사·혈변 등 대장암 증상을 급성 장염이나 기능성 장염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 예방에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고기가 먹고 싶을 때는 붉은색 계열보다 닭고기와 생선 같은 흰색 계열을 택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과일 중에는 딸기·블루베리·아사이베리 등 베리류가 큰 도움을 준다. 바나나보다 2.5배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한 블루베리는 당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장내 독소 생성을 억제해준다. 보석 중의 보석은 아사이베리다. 아사이베리는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지수가 블루베리의 21배, 석류의 23배, 적포도의 55배, 키위의 120배 높아 ‘베리 중의 베리’로 불린다.

블루베리
단, 야채는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 무턱대고 많이 먹는 게 좋지만은 않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껍질 및 줄기류의 고섬유질 채소는 대장의 수분을 지나치게 빨아들여 부종과 변비, 심하면 장폐색을 초래하기도 한다.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채식주의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과 철분이 부족해지기 쉽다. 생선·두부를 적당히 섭취하며 영양균형을 맞춰야 한다.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 발병은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5.53%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얘기다. 이를 예방·극복하려면 이미 알고 있는 건강 수칙을 지켜야 한다. 채식·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흡연·음주를 삼가는 것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50세 이상 성인이 첫 검사에서 정상일 경우 5∼10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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