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은 담임반 학생들이 선생님과 수학여행을 떠나기에 앞선 지난 14일 학생 33명이 우편엽서 크기의 색종이에 개별적으로 편지를 써 김 교사에게 전달하려던 편지묶음에서 밝혀졌다.
편지에 따르면 김 교사는 올해 처음으로 담임을 맡아 많이 떨고 가끔 울기도 했지만, 인간미 있고 친근하게 학생들을 지도해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교사는 화학담당이어서 문과이자 담임학급인 3반 학생들을 지도하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자세로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상담해 학생들이 따랐다.
사고현장에서 실종된 김담비 양은 "몇 번째 생신인지 모르지만 축하드려요. 반 친구들끼리 작은 선물 준비했어요. 예쁜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김도언 양은 "수학여행 가실 때 생신이라서 너무 애매하죠? 친구들이랑 가족들도 못 보셔서 슬프죠? 이번에는 저희랑 보내요. 선생님 생신축하드려요"라고 했다.
김시연 양은 "천방지축 저희 반을 40일 동안 맡으시며 힘드셨죠. 선생님의 첫 제자로서 선생님 얼굴에 먹칠하지 않고 자랑스러운 시연이가 될게요"라고 했다. 또 "배에서 맞는 생일이라 더 특별할 것 같아요. 수학여행 너무 기대되요"라고 했고 박채연 양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난 건 운명인 것 같아요"라며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름을 적지 않은 한 학생은 "선생님 생신이 수학여행과 같은 건 우연의 일치? 배 위에서 생일을 보내는 건 참 특별한 경험일 거라"고 기대했다.
백지숙 양은 "선생님 울지 마세요. 당황스럽고 슬퍼요"라며 김 교사의 여린 마음을 이해했고 신승희 양은 "선생님은 너무 착하세요. 그렇지만 우리반을 꽉 쥐어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애들이 해이해지지 않으니까요"라고 했다.
이지민 양은 "특별한 반과 특별한 생일에 선생님이 꼭 기뻐하시면 좋겠어요"라고 했고 한은지 양은 "저희 준비한 거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해요. 다른 선생님들한테 아주 많이 자랑해주세요"라고 썼다.
사고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김도연 양은 "처음 오셨을 때 엄청나게 떠시던 모습이 생각나요. 샘이랑 만나자마자 친해진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상담할 때 저를 이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진짜 감동이에요"라고 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학생은 총 39명이고 이번 사고현장에서 8명이 목숨을 건졌으나 나머지는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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