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중 신분 묻자 “아는 것 없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보인 선장 등 일부 승무원의 행태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선장 등은 배가 침수되자 가장 먼저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7일 승객과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당시 선장을 포함한 승무원이 승객의 구조는 뒷전으로 미뤄두고 몸을 피했다며 이들의 직무유기와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다.
목격자들은 선장 이준석씨가 1차로 도착한 해경 구조선에 올라탔다고 밝혔다. 목격자 김모씨는 “선장이 제일 먼저 경비정으로 뛰어내려 탑승했다”며 “경비정 구조대원에게 물어보니 ‘선장이 나보다 먼저 탑승해 있었다’”고 전했다. 기관원 박모씨는 해경 조사에서 “기관실에 있는데 선장이 위험하니 올라 오라고 했고 아마도 사고당일 오전 9시쯤 탈출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최초 신고가 이뤄진 뒤 10분이 지나지 않은 오전 9시쯤 기관실에 연락해 승무원들을 대피하도록 한 셈이다. 승객들에게는 ‘객실이 더 안전하니 안에서 대기하고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 방송을 반복하고 승무원들은 탈출한 것이다.
더구나 선장 이씨는 치료 도중 신분을 묻자 “나는 승무원이라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책임감 부재를 보였다. 또 세월호에서 탈출한 뒤 젖은 지폐 여러 장을 말렸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비판 여론에 불을 붙였다.
한때 고의 잠적설이 불거졌던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늦게 인천시 중구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침몰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
박종현 기자, 진도=한승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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