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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쏟아진 ‘자식변수’… 교육감 선거 판세 어떻게 되나

입력 : 2014-06-01 17:31:28 수정 : 2014-06-01 17: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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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실시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자식 변수’가 등장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이 막판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고 후보는 1일 서울 을지로3가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면서“한 때 재벌가(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사위였던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수원지방법원 판사로 재직 중이던 1984년 박 전 회장의 둘째 딸과 결혼해 1남1녀를 낳았다. 두 사람은 2002년 이혼했다.

그는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불화가 이어지던 중 1998년 갑자기 (아내가) 양육권을 달라고 한 후 일방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됐다”며 “저 또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게 자식의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로서 많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고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이어 “딸과는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을 주고 받아왔다”면서 기자회견 말미에 28일 딸과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사진)을 공개했다.

고 후보의 딸 캔디고(한국명 고희경·27)는 지난 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분(고승덕)의 자녀로서 그분은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려야만 했다”는 글을 올렸다. 희경씨는 글에서 “(아버지가) 전화와 인터넷이 있었는데도 나와 동생의 안부를 물은 적이 없다”며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금전적인 부분을 포함해 우리의 교육을 지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는 딸의 글과 관련, “박 회장과 문용린 후보(현 교육감)는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딸의 글이 박 회장의 아들과 문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며 “문 후보가 관건선거 뿐 아니라 공작정치에도 능하다는 것을 안 이상 더욱 이런 후보에게 서울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전의를 다졌다.

문 후보는 이날 고 후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희경씨의 글을 읽으며)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가 팬티바람으로 도망가던 장면이 생각났다”며 고 후보를 책임감 없는 세월호 선장과 비교했다.

고 후보의 해명이 이미 등을 보이기 시작한 민심을 되돌리기는 어려워보인다. 특히 고 후보의 주 지지층이었던 30∼40대 ‘엄마 표심’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30대 한 여성 유권자는 “딸의 글도 정치공작으로 느끼다니 권력욕이란 참 무섭다”고 비난했다. 육아·교육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문 후보로서는 흩어졌던 보수표를 끌어모을 절호의 기회지만 교육부 장관 시절 5·18광주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있은 술자리 파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타고 번지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더구나 조희연 후보(성공회대 교수)는 둘째 아들이 지난 달 29일 다음 아고라 정치 토론방에 아버지를 지지하는 글을 올림에 따라 고 후보와 대조를 이루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다만, 그동안 조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2010년 진보 단일후보였던 곽노현 전 교육감보다 떨어졌다는 점에서 보수가 앞서가던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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