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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재의천기누설] 붉은악마가 일깨워주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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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6-09 22:45:57 수정 : 2014-06-09 22: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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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을 정벌한 치우천황
태극기를 만든 태호복희
월드컵이 곧 시작된다. 붉은악마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붉은악마란 곧 치우천황으로서 고조선 이전 배달국의 환웅이다. 치우는 대륙을 정벌하기 위해서 백두산 신시에 있던 배달국 수도를 청구로 옮겼던 위대한 민족영웅이다.

국민이 음력을 지켜낸 것처럼 붉은악마가 배달국의 역사를 지켜내고 있다. 고조선조차 역사가 아니라 신화라고 하는 마당에 붉은악마는 배달국의 역사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붉은악마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현수막을 축구장에 내걸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말이 축구장에 어울리지 않았을 뿐이지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이순신 장군도 치우천황에게 제를 지낸 후 참전했다고 난중일기에 적혀 있다. 한마디로 치우는 우리 ‘전쟁의 신’인 것이다. 치우는 최초로 구리 투구를 썼기 때문에 무서운 도깨비와 같은 캐릭터로 표현된다. 이것을 국방 분야는 물론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은 치우를 삼황오제의 하나인 황제헌원이 죽인 오랑캐로만 취급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동북공정의 연장선상에서 치우를 자기들 조상으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는 조상도 빼앗기고 붉은악마도 중국 응원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붉은악마가 축구장에 내거는 여러 종류의 태극기 역시 의미심장하다. 독자는 우리 태극기가 5500년이나 됐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어떤 나라가 5000년이 넘은 국기를 가지고 있을까? 아마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에 있는 나라들도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태극기는 세계의 수많은 국기 중 유일하게 ‘우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만큼 신나고 자랑스러운 일이 어디 있는가?

붉은악마는 삼태극기도 많이 내걸고 있다. 삼태극은 하늘과 땅과 사람, 즉 ‘천지인’을 뜻한다. 현재 우리나라 국기의 태극은 하늘과 땅이 돌면서 조화를 부려 사람을 창조하기 전의 불완전한 모습이다. ‘천지인’이 동등하게 맞물려 있는 삼태극이 완벽한 궁극적 모습이다. 원래 태호복희가 5500년 전에 만든 태극기는 삼태극을 팔괘가 둘러싸고 있었다.

팔괘는 천문 사괘 ‘건-이-감-곤’과 지리 사괘 ‘태-진-손-간’으로 이루어졌다. 이 팔괘의 이치를 깨닫는 것을 ‘천문지리 무불통달’같이 표현한다. 알다시피 고종황제는 박영효 수신사에게 대한제국의 국기로 팔괘 태극을 사용하라는 명을 내렸다. 이를 보면 복희는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 민족의 가슴에 생생하게 살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남북통일이 되면 태극기를 팔괘 삼태극으로 바꿔야 마땅할 것이다.

일본으로 가던 배에서 영국 선장이 ‘팔괘 태극은 중국이나 일본에도 흔해 어느 나라 국기인지 모른다’고 충고하자 박영효는 즉석에서 지리 사괘를 뺀 국기를 만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천문 사괘 ‘건-이-감-곤’으로 만들어진 현재의 태극기다. 태극기의 내력을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태호복희가 만든 환역과 음양오행 우주는 나중에 주역의 바탕이 된다. 즉 복희 때문에 우리가 오늘날 새해 토정비결을 보고 결혼할 때 궁합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천문에도 밝아 24절기도 만들었다. 그리하여 중국에서 삼황오제의 으뜸으로 거의 신이나 다름없이 숭배를 받고 있다. 화려하게 치장된 묘소가 여러 지역에 있고, 지자체들은 서로 자기 것이 진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출생지는 없는데 이는 복희가 배달국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옛날 중국 사람들이 태호복희가 배달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심증은 여기저기 깔려 있다. 중국 사람들이 묘사한 복희는 대체로 악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복희와 같은 현자가 그런 흉한 모습을 하고 있었겠는가? 이는 마치 일부 SF 영화에서 지구까지 쳐들어 올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외계인이 체액을 질질 흘리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만큼 웃기는 일이다.

개천, 홍익, 천손사상으로 무장한 우리 조상들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을 지배했다. 먼 옛날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해가 뜨는 광명의 땅에는 자랑스러운 동이의 나라가 있었다. 태호복희는 대륙으로 건너가 중국문화의 시원을 일궜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그는 동쪽에서 온 신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우리가 오늘날 동해라는 이름을 양보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동해가 한반도의 동쪽에 있어서가 아니라 단어 자체가 우리 정체성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이, 동방예의지국, 동국여지승람…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동해는 ‘한국해’란 뜻이다. 애국가도 동해로 시작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2002년 월드컵의 감격을 잊지 못할 것이다. 붉은악마의 신명나는 기운이 전국을 감싼 가운데 수없이 많은 태극기가 휘날렸고 천지를 진동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질풍노도와 같은 그 기세로 장엄했던 태호복희와 치우천황의 배달국 역사를 밝혀 나아가자. 홍산 문명의 주인이 바로 우리 배달민족이었음을 세계에 널리 알리자. 역사를 되찾은 민족의 미래는 밝기만 할 것이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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