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진' 내걸자 경찰끼리도 입닫아
어디서부터 잘못한 것일까. 검찰이 헛발질만 하고 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똑똑한 ‘수재’들이 고령의 사기 전과자인 유병언(73) 청해진해운 회장을 여태껏 못 잡고 있다. 울화통이 터진 국민이 “검찰이 일부러 안 잡는 것 아니냐”고 성토할 지경이다. 유 회장이 신출귀몰한 것인지, 아니면 검찰이 무능한 것인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현장 무시…공명심 혹은 우월감?
불안한 조짐은 지난 4월 검찰이 인천지검에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팀을 꾸릴 때부터 엿보였다. 사실 유 회장 수사는 ‘검란’의 주역으로 좌천을 당한 최재경 인천지검장(52·사법연수원 17기)에게 마지막 재기의 기회였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최 지검장이 조바심을 내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래도 검찰 내부에서는 최 지검장이 특별수사를 오래했고 휘하 구성원을 잘 다독일 것이란 능력론과 인품론이 이런 우려를 압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검거 현장에서 뛰어다니는 경찰들이 불만을 하나둘씩 터트리기 시작했다. 요지는 “검찰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현장 의견을 무시한다”는 것이었다. 경찰도 뭔가를 알아야 체포를 하는데, 검찰이 첩보를 꽁꽁 숨겨놓는다는 불만이었다.
더욱이 지명수배자 검거 노하우는 경찰이 훨씬 풍부한데도 ‘백면서생’ 검찰이 현장을 ‘지휘’하려다 번번이 유 회장을 놓쳤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검찰이 내놓은 최악의 수는 ‘특진’ 포상이다. 현장에서 오래 뛴 노련한 경찰들은 검찰이 “유 회장을 검거한 경찰에게 1계급 특진시켜주겠다”는 공언을 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특진을 내걸면 한 식구라도 정보공유를 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은 “검사들이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혀를 찼지만, 검사 지휘를 받는 이상 별수 없었다.
◆허례허식…모양새 갖추려다 뒷말만
검찰은 처음에는 유 회장을 제 발로 검찰청사로 나오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유 회장을 ‘종교 지도자’로 호칭하며 상당한 예우를 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 그러나, 검찰이 이렇게 ‘모양새’를 갖추는 사이에 유 회장은 도피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뒤늦게야 헛물 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검찰은 “탐욕스러운 파렴치범”이라고 유 회장을 몰았지만, 이미 늦었다. 검찰이 정·관계 고위급 인사를 상대로 한 수사처럼 일을 ‘매끄럽게’ 진행하려다가 발목을 잡힌 것이다.
후유증은 심각하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검찰과 나눈 협상 내용을 하나둘씩 공개하면서 “약속을 지켜라”라는 공세에 검찰은 시달리고 있다. 검찰은 “구원파부터 약속을 지켜라”고 반격을 하지만, 검찰이 구원파와 밀실협상을 했다는 인상만 국민에게 심어줬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지난 5월 2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유 전 회장이 밀항이나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거나 정관계 로비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금수원 내에는 지하터널이나 지하벙커가 없음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으로부터 4대보험이나 국민연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청해진해운 회장이라고 할 수 없으며, 유 전 회장이 세월호 내부 증개축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의 세모그룹은 1997년 부도 당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정 관리를 받았으며, 김혜경 씨 등 특정 개인이 유 전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없으며, 경기도 안성, 경북청송 제주도, 경북 봉화, 울릉도 등의 영농조합들은 유 전 회장 소유가 아닌 해당 조합원들의 소유이며, 유 전 회장은 ‘김혜경이 배신하면 구원파는 모두 망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국과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이 확인됨에 따라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거나 ‘김엄마’와 ‘신엄마’가 도피 총괄 지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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