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부 신입생 때 폭행으로 "인생 망쳤다"며 선배와 당시 감독 등 고소

전남 모고등학교 야구부원이었던 학생이 2년전 신입생 시절 야구부 선배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인생을 망쳤다"며 당시 가해 학생과 당시 감독 B모씨(현 모구단 코치) 등을 고소했다.

2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고교생 A모(19)군이 지난 2012년 야구부 전지훈련 중 선배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신고했다.

A군은 화순경찰서에 직접 찾아와 신고하려다 여의치 않자 직접 112에 전화를 걸어 고소의사를 밝혔다.

A군은 가해학생 4명과 당시 감독, 코치 3명, 학교장 등을 모두 고소할 예정이다.

A군은 경찰에게 폭행 사건의 공소시효를 묻고 과거 병원 진단 이력 서류를 챙기는 등 강한 처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오는 3일 A군과 부모를 만나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지난 2012년 1월 대만 전지훈련도중 고등학교 2학년 선배들로부터 야구 방망이 등으로 맞아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골반을 다친 A군은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았고, 정신적 충격으로 자살 충동, 우울증 증상으로 약 6개월여 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A군 아버지는 "250만원을 들여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떠났지만 훈련 초반에 폭행을 당해 다친 몸으로 훈련을 받을 수 없어 숙소에서 한 달을 보내다 돌아왔다"며 "당시 감독과 학교장 모두가 가해학생 처벌은 고사하고 아이의 안부를 묻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는 "당시 감독이던 B씨는 학생들 간 폭행을 이른바 '군기 잡기'라며 눈감아주고 아들이 폭행으로 크게 다쳤는데도 가해학생을 처벌하지도 않았다"며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고소가 늦은 이유에 대해 "좁은 야구계 사정상 아이의 미래가 염려돼 참고 있었다"며 "그러나 전학을 갔다가 최근 모교로 다시 전학, 야구부로 복귀하려했으나 아들 폭행사건 당시 코치로 있던 현 감독이 받아주지 않아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