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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참사 20주년…한강의 다리는 안전할까?

입력 : 2014-10-21 11:32:00 수정 : 2014-10-21 14: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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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수대교 사고가 일어난 지 20주년. 당시 32명의 무고한 시민이 유명을 달리했고 17명은 부상을 입었다.

팔당대교에서 일산대교까지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한강다리 29개가 있다. 이들 다리 위로  하루 200만대의 차량이 통과한다.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구리 암사대교와 내년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월드컵대교까지 합하면 한강다리는 31개로 늘어난다.

◆ 한강의 다리는 안전한가
= 1994년 10월 21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압구정동과 성수동을 잇는 성수대교에서 교각 10번과 11번 사이 상판 48m구간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침 출근길의 직장인, 등하교길의 학생, 시민 32명이 차가운 한강물에 빠져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17명이나 발생한 참혹한 재해였다.

검찰 수사 결과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성수대교의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철제 구조물의 연결 이음매 용접이 불량했고, 볼트와 연결핀 설치도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부실시공보다 더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관리 부실이었다. 누적되는 다리의 피로 현상을 관리하지 못한 부실한 교량 관리가 더 큰 이유였다. 성수대교는 이른바 '게르버 트러스' 공법으로 지어졌다.

무게에 의한 처짐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리 중간에 또 하나의 상판을 올려놓은 방식이다. 접합점이 많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될 경우 취약성이 드러난다.

성수대교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 교량의 심장인 상판 핀이 피로가 누적되면서 뚝 끊어졌다. 핀이 부러질 것에 대비해야 하는데 성수대교는 그런 장치가 없었다. 교량 안전 매뉴얼도 없을 정도로 안전에 문외한인 서울시의 부실한 교량 관리가 낳은 최악의 참변이었다.

◆ C등급 성산대교와 동호대교=성산대교는 성수대교와 같은 게르버 트러스트  공법으로 건설돼 가장 우려가 큰 다리로 꼽힌다. 마포구 망원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성산대교는 1980년 현대건설이 지었다. 전문가들은 성수대교를 가장 위험한 다리로 꼽고 있다.

주요 시설물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들의 입에서도 주요 시설물이 노후화되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강을 횡단하는 교량은 총 29개, 이 중 서울시 관내에 있는 교량은 21개.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21개 교량의 안전성 등급은 모두 A등급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상황은 다르다.
노후화 상태를 가늠하는 상태평가에선 19곳이 B등급이다. 개통 후 30년이 넘은 성산대교와 동호대교가 C등급을 받았다. 21개 교량 중 30%가 넘는 8곳이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상태다. 성산대교와 함께 C등급을 받은 동호대교도 노후화가 심한 상태다.


◆ 원효대교도 공법도 논란= B등급을 받은 다리 중에서도 우려가 되는 다리가 원효대교다. 용산구 원효로 4가와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연결하는 원효대교는 1981년 '우리도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 때가 됐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교각 쪽에서 중앙부로 콘크리트를 쳐 나가는 '디비닥 공법'이 사용됐는데, 공법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이미 건설 당시에 해외 토목학회 논문에는 디비닥 공법이 위험하다는 논문이 나왔지만, 우리는 이런 해외 정보에 어두웠다.

우려대로 원효대교는 만든 지 10년이 지나자 심한 처짐 현상이 발생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다. 같은 공법으로 만든 전북 임실의 운암대교를 비롯하여, 충북의 상진대교·청풍대교 등도 모두 처짐 현상 때문에 보강 공사를 해서 쓰고 있다.

한강 다리 안전 문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통행기준이다. 한강 다리 중에는 40t이상의 화물차가 다닐 수 있는 1등교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다리도 있다. 영동대교와 성산대교, 잠수교는 32t까지만 통행이 가능한 2등교다. 경찰과 서울시가 과적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지만 위반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황현도 기자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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