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이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카메라, 노트북, TV 등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전자제품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신 기술로 이용되던 NFC가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 자동차,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수년간 NFC 기능 지원에 무관심했던 애플이 아이폰6에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NFC는 2002년 소니와 NXP가 공동으로 개발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13.56㎒ 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10㎝ 내의 짧은 거리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하게 해주는 NFC는 단말기와 리더기 간 이뤄지는 전파 교환을 암호화해 교환 정보의 유출을 방지하고 사용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다양한 곳에서 사용된다.
최근 NFC가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모바일 결제다. 금융거래칩에 NFC만 설치하면 별다른 절차 없이 각종 결제에 즉시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결제할 때 접촉식 신용카드처럼 스마트폰을 계산대에 갖다 대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최근 애플은 NFC와 아이폰의 지문인식 기능 ‘터치 ID 솔루션’을 결합한 전자지갑 서비스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애플페이를 활용한 결제는 아이폰6와 6플러스를 NFC 결제기기에 태그하고, 사용자는 본인인증을 위해 손가락 지문을 홈버튼에 가져다 대는 간단한 동작으로 이뤄진다.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은 NFC 기반의 유심형 결제 수단과 바코드 중심의 결제 수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BC카드와 하나SK카드 등 카드사와 통신사가 손잡고 NFC기반의 유심형 모바일 카드를 선보였다.
NFC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ABI 리서치에 따르면 NFC 탑재기기가 2018년에는 15억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5년에는 전 세계에 보급된 스마트폰 중 절반이 NFC 기능이 장착돼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게 최근 다양한 IT기업에서 출시하는 전자기기에는 NFC가 기본 장착된 경우가 많다. NFC 기술의 선두기업인 소니는 이미 스피커, 헤드폰, 헤드셋, 스마트밴드,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카메라에도 NFC 기능을 적용해 기기간 연결성을 강화했다.
소니 모바일 제품 외에도 최근 출시된 삼성 갤럭시 노트4, LG G3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NFC 기능이 채택돼 있다.
NFC가 적용된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가까이 갖다 대면 이미지 등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소니 제공 |
NFC 기능은 전자기기간 연결 외에도 다양한 일상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NFC 택시 안심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택시 조수석 머리받침 뒷부분에 부착된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이용자 위치, 택시회사, 차량번호, 연락처 등이 미리 정해놓은 사람에게 문자로 전송된다.
자동차 분야로의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NXP는 NFC 태그부터 트랜시버, 컨트롤러 등을 포괄하는 자동차용 NFC 제품군을 잇달아 출시했다. 특히 NFC 컨트롤러 인터페이스(NCI)에 기반을 둔 자동차 전용 컨트롤러 NCF3340을 선보이며 NFC 통신과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점을 내세웠다.
NFC가 탑재된 신사 정장도 등장했다. 제일모직이 내놓은 ‘스마트 슈트’는 상의에 있는 전용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으면 자동으로 화면이 꺼진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회의시간 등을 설정한 뒤 주머니에 넣으면 해당시간에는 전화 수신이 차단되는 기능도 적용됐다.
이 외에도 영화 포스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영화 예고편 영상이 구동되고, 구매하고 싶은 제품에 갖다 대면 제품 할인 쿠폰 등을 내려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한 마케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대학 도서관에서도 NFC가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서관 좌석에 부착된 태그에 스마트폰 대면 해당 좌석의 이용 여부를 알 수 있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별도 단말기나 안내데스크 없이 도서의 위치와 대출 예약, 그리고 신청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빠른 속도로 NFC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일상생활 속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며 “IT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NFC를 도입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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