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 방송의 여자 아나운서가 3년 전 자신을 당황케 했던 ‘겨드랑이 땀’ 사고를 회상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NHK 방송의 간판 여자 아나운서로 재직 중인 우도 유미코(45)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과거 방송국을 발칵 뒤집었던 겨드랑이 땀 사고를 언급했다.
이야기는 유미코가 NHK 방송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던 2011년 5월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한 유미코는 여느 때처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런데 TV를 보던 이들은 유미코의 겨드랑이에 눈이 머무른 뒤,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젖은 땀 때문에 유미코 겨드랑이 부분 의상 색깔이 진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방송 후, 스튜디오에는 유미코의 태도를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이메일과 팩스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메시지는 유미코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보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한다는 게 대부분이었다. 물론 시청자들이 유미코를 지적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몇몇 시청자들은 유미코가 당황했을 것 같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유미코는 자서전에서 “충격이었다”며 “땀을 흘린다는 게 이처럼 사람들의 미움을 사는 일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이 이마나 뺨을 타고 흐르는 것과는 다르지만, 그렇게 부끄러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들은 유미코에게 “괜찮다”며 “땀이라는 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쁘지 않다”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겨드랑이에 난 땀 때문에 스튜디오가 발칵 뒤집히긴 했지만,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해프닝이 됐다.
한편 유미코는 겨드랑이 땀을 보는 대중의 시선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겨드랑이에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인식을 바꾸는 게 해결책”이라며 “사람들은 누구나 땀을 흘리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겨드랑이 땀’ 아나운서라는 혹평을 내가 견디는 게 오히려 대중에게는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을 지도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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